세계 컨테이너 운임이 3주 연속 하락세를 끊고 반등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 드류리(Drewry)가 집계한 4일자 ‘월드 컨테이너 인덱스(WCI)’ 복합지수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927달러로 집계됐다. 지난주(1806달러)보다 7% 오른 수준이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45% 낮다.
노선별로 보면 미·유럽 주요 항로 spot 운임이 일제히 뛰었다. 상하이–로스앤젤레스 구간은 전주 2089달러에서 2256달러로 8% 상승했다. 상하이–뉴욕도 2735달러에서 2895달러로 6% 올랐다. 유럽행 항로 가운데 상하이–제노바는 2648달러로 1주일 새 15% 급등했고, 상하이–로테르담 역시 2241달러로 4% 상승했다.
반면 역방향인 로테르담–상하이는 460달러로 2% 오르는 데 그쳤고, 로스앤젤레스–상하이는 719달러로 변동이 없었다. 뉴욕–로테르담(916달러, -1%), 로테르담–뉴욕(1632달러, -2%) 등 대서양 항로는 일부 구간에서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드류리는 “3주 연속 하락으로 1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밀렸던 미주 항로 spot 운임이 이번 주 반등했다”며 “일부 선사들이 기존 격주(隔週) 단위가 아니라 주간 단위로 일반 시황 할증(GRI)을 나눠 적용하면서, 큰 폭의 인상 후 급락하는 패턴 대신 ‘작게 자주 올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선사들이 소규모 GRI를 연속 부과해 상하이발 미 서·동안 운임을 끌어올렸고, 그 효과가 이번 주 지수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아시아–유럽 항로는 미주와 달리 이미 몇 주 전부터 일정 수준의 강세를 유지해 왔다. 드류리는 “연간 계약 협상을 앞두고 선사들이 FAK(운임·할증 포함 포괄운임)를 인상해 spot 레벨을 방어하고 있다”며 “이 전략 덕분에 아시아–유럽 항로는 3주 연속으로 운임 수준을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상하이–로테르담, 상하이–제노바 등 대표 항로에서 두 자릿수에 가까운 상승률이 나타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상향 안정세가 오래가기는 쉽지 않다는 경고도 나온다. 드류리는 “수에즈 운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아시아–유럽 항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선사들은 여전히 수에즈 경유를 두 지역 간 ‘자연스러운 루트’로 보고 있다”고 했다.
수에즈 통과가 완전히 정상화되면 그동안 우회 항로에 묶여 있던 선복이 시장으로 돌아오면서 운임 하락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운하 재개 이후 항로 재조정과 항만 혼잡이 불가피한 만큼, 공급 조정 효과는 단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드류리는 “이번 주 GRI와 FAK 인상 효과로 운임이 되살아났지만, 구조적으로는 여전히 약세 국면임을 감안해야 한다”며 “다음 주에는 현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반등이 단기 ‘숨 고르기’에 그칠지, 내년 성수기까지 이어지는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에 따라 글로벌 해운·화주의 연간 계약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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