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깊어지고 날씨가 추워지면 옷장 안쪽에서 밀어둔 니트가 하나둘 꺼내진다. 손끝에 걸리는 보풀과 늘어난 목둘레 때문에 그대로 다시 넣어두는 경우도 생긴다. 차가운 실내외 공기 속에서 이런 니트는 더 이상 옷으로는 쓰기 어렵지만, 집안에서는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두께와 짜임을 사용하면 겨울철 생활에 맞는 실용 도구로 바뀐다. 사용감이 남은 니트라도 재단과 묶음만으로 새로운 역할이 생기는 방법 5가지를 소개한다.
1. 니트 소매로 만드는 컵홀더
겨울철 뜨거운 음료를 들고 있을 때 손끝이 쉽게 뜨거워진다. 이럴 때 낡은 니트 소매 부분을 잘라 컵 둘레에 끼우면 보온성과 그립감이 생긴다. 니트 특유의 두께가 열전달을 늦춰 손이 덜 뜨겁고, 컵 아래쪽의 물방울도 어느 정도 흡수한다. 밴딩 처리가 된 소매라면 별도 마감 없이도 단단히 고정된다. 집에서 마시는 머그컵이나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에도 사용할 수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유리병에도 적용된다. 내용물 온도 변화가 빠른 유리병은 외부 온도를 쉽게 받아 흔들리는데 니트 조각을 씌우면 온도 전달 속도가 줄어든다. 패턴이 있는 니트라면 시각적 포인트도 생겨 생활도구로 사용이 가능하다.
소매 두께가 일정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위쪽을 잘라 단단한 부분만 남기면 형태가 안정되어 흐트러짐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간단한 방법이지만 겨울철 손에서 컵이 미끄러지는 불편함도 줄어든다.
2. 니트를 돌돌 말아 만든 문틈 바람막이
겨울이 되면 실내 난방 중에도 문 아래 틈으로 들어오는 찬바람이 문제다. 니트는 기본적으로 보온성을 가진 섬유라 틈새에 두면 바람 흐름을 막아 실내 온도 유지에 도움이 된다. 사용하지 않는 니트를 폭이 좁게 말아 길게 만든 뒤 양쪽 끝을 끈으로 고정하면 길쭉한 바람막이 형태가 된다.
문 아래 빈틈 사이에 그대로 눕혀두기만 해도 찬기류가 줄어든다. 두툼한 케이블 짜임의 니트일수록 공기층이 넓어 바람 차단 능력이 올라간다. 형태가 흐르는 얇은 니트라면 안쪽에 신문지나 헌 수건을 채워 길이를 맞추면 된다.
이 바람막이는 발코니 문에도 적용된다. 바람이 심한 날 실내 난방 효율을 떨어뜨리는 부분인데 니트 하나만으로 냉기가 덜 들어온다. 바닥 긁힘이 없고 설치와 제거가 쉬워 계절이 바뀌어도 부담이 없다.
3. 목둘레 늘어난 니트로 작은 세탁망 만들기
오래된 니트의 넥라인은 구조가 단단해 작은 빨래를 넣기 좋은 형태가 된다. 구멍이 넓은 부분을 잘라내고 손바느질 또는 집게형 클립으로 입구를 잠그면 임시 세탁망으로 쓸 수 있다. 양말이나 손수건처럼 잃어버리기 쉬운 빨래를 모아 세탁기에 넣으면 섞임을 줄일 수 있다.
세탁망으로 사용하는 방식은 재질의 탄성이 크게 도움이 된다. 니트가 움직임을 흡수해 안쪽 빨래가 더 잘 흔들리고, 세제가 고르게 스며든다. 생활에서 자주 쓰는 작은 천들도 함께 넣어 돌리면 손으로 비비는 과정이 줄어 손목 부담도 줄어든다.
건조할 때도 편하다. 빨래걸이에 그대로 걸어두면 안쪽 물기가 빠르게 내려가 전체 건조 시간이 줄어든다. 세탁망 자체가 젖어도 금방 마르기 때문에 여러 차례 반복 사용할 수 있다.
4. 니트 조각으로 가구 다리 흠집 방지 패드 만들기
목재 가구와 바닥이 직접 닿을 때 긁힘이 생기기 쉽다. 니트는 부드럽고 밀착성이 있어 바닥 보호 패드로 적합하다. 못 입게 된 니트 아래쪽을 3~4cm 크기로 잘라 가구 다리에 덧씌우면 움직일 때 소음과 바닥 자국이 줄어든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으로 바닥이 따뜻해져 가구 이동이 늘어나면서 스크래치 위험이 커진다. 니트 패드는 압력을 흡수해 마찰을 완화한다. 테이블이나 의자처럼 자주 움직이는 가구일수록 효과를 체감하기 쉽다.
장식 효과도 있다. 컬러풀한 니트는 가구 분위기를 바꿔주고, 발열 매트 위에 두는 가구의 바닥면 보호에도 적절하다. 접착형 패드가 떨어지는 문제도 줄어 니트 조각만으로 충분한 대체가 가능하다.
5. 반려동물 방석·쿠션 커버로 재활용
두께 있는 니트는 반려동물용 방석이나 작은 쿠션 커버로 만들기 쉽다. 단단하게 짜인 니트는 몸을 기댔을 때 따뜻함이 전달돼 겨울철에 특히 적합하다. 구조가 부드러워 피부에 직접 닿아도 무리가 없고, 숨기는 성질이 있어 내용물을 넣어도 형태가 자연스럽다.
몸통 부분을 원하는 크기로 자르고 내부에 헌 옷이나 수건을 채워 넣은 뒤 양쪽을 실로 꿰매면 완성된다. 지퍼가 없어도 괜찮다. 말아 넣는 방식만으로도 틈이 쉽게 벌어지지 않는다. 반려동물이 몸을 웅크릴 때 체온 유지가 쉽고 바닥의 차가운 기운도 줄어든다.
여러 벌을 함께 사용하면 두툼한 매트 형태도 만들 수 있다. 작은 공간에서 자주 앉는 반려동물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된다. 새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재활용 니트만으로 충분히 기능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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