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2025년 국내 미디어콘텐츠 시장은 애니메이션의 해였다. 극장과 OTT, 방송을 가리지 않고 애니메이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주류 장르’로 자리 잡았다. 팬데믹 이후 침체됐던 극장은 대형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연이은 흥행으로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올해 극장가를 강타한 작품은 3월 개봉한 '진격의 거인 극장판: 더 라스트 어택'이었다. N차 관람을 한 열혈 팬들의 힘으로 95만 관객을 모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여름에 개봉한 '귀멸의 칼날: 무한성'은 누적 관객 566만 명을 기록, 일본 콘텐츠로는 처음으로 연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체인소맨: 레제'와 '주토피아2' 역시 각각 300만 명, 210만 명을 돌파하며 극장가의 애니메이션 열풍을 이어갔다.
OTT와 방송에서도 애니메이션의 영향력은 두드러졌다.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며 2025년 최고의 IP로 자리매김했다. 전문 채널 애니플러스는 케이블과 IPTV, 스카이라이프 등 국내 유료방송에서 연간 시청률 1위를 기록, 15년 만에 1535세대 일본 애니 전문 채널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유튜브 연간 검색어 톱10에는 애니 관련어 3개가 포함되며, 그 인기를 방증했다.
이번 열풍의 가장 큰 특징은 소비층의 확대다. 과거 일본 애니메이션은 1535세대 마니아층 중심의 서브컬처였지만, '귀멸의 칼날', '체인소맨', '주술회전' 시리즈 극장판의 연속 흥행은 3040세대까지 팬층을 넓혔다. 여기에 디즈니와 넷플릭스 IP의 대중적 성공까지 맞물리면서, 애니메이션은 ‘아동용 장르’를 넘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애니메이션이 주류 장르로 자리 잡은 이유를 명확히 분석한다. 작화 스타일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이 낮고, 시대적 영향을 덜 받으며, IP 생명력이 길어 충성 팬층 형성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또한 머천다이징과 테마파크 등 부가사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몇 년 전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이 흥행했을 때만 해도 업계는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봤다. 하지만 2025년 데이터를 보면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는 전제는 이제 구시대적 사고일 뿐이다. 2026년에도 애니메이션 열풍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미디어콘텐츠 시장은 여전히 애니 IP 중심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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