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 퇴직연금 투자자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선택이 세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는 미국 지수에 집중 투자하는 반면, 나이가 들수록 금, 채권 등 안전자산을 더해가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생애주기형 투자' 패턴이 확인됐다.
4일 본지가 삼성증권에 의뢰해 올해 1~11월 확정기여(DC)형 계좌의 순매수 상위 ETF를 분석한 결과, 20대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KODEX 미국S&P500, TIGER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나스닥100, ACE 미국S&P500 순으로 집계됐다.
30대 역시 20대와 동일한 5개 종목이 같은 순서로 나타나, 2030세대의 미국 대표 지수 집중 투자 성향이 두드러졌다.
40대는 상위 4개 종목이 2030세대와 같았지만 5위에 'ACE KRX 금현물' ETF가 등장하며 변화가 감지됐다. 50대는 KODEX 미국S&P500, TIGER 미국S&P500, KODEX200, TIGER 미국나스닥100, ACE KRX 금현물 순으로, 국내 지수와 금 ETF 비중이 늘어났다.
60대는 KODEX 반도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 TIGER 미국테크TOP10, KODEX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 순으로 나타나, 포트폴리오가 다른 연령대와 달리 다양해졌다. 반도체, 국채, 테크 등 업종별·자산별 분산 투자 전략이 뚜렷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2030세대는 미국 S&P500, 나스닥100 지수에 집중 투자하고, 4050세대는 미국 지수에 금을 더하며 보수화가 시작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전 세대 공통으로 미국 S&P500·나스닥100을 핵심 투자자산으로 삼고 있으며, 세대가 올라갈수록 금, 채권 등 안전자산을 더해가는 형태"라고 덧붙였다.
전 세대에 공통적으로 순매수 상위권에 오른 S&P500과 나스닥100 ETF는 장기 투자 측면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TIGER 미국S&P500'의 경우 최근 1개월 수익률 2.97%, 1년 18.67%, 3년 25.03%를 기록했다. 'KODEX 미국나스닥100'은 같은 기간 각각 2.00%, 25.57%, 34.71%의 수익률을 냈다.
S&P500 지수는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상위 500개 대형주로 구성되며, 이들의 시총 합은 미국 전체 주식시장의 약 80%에 해당한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나스닥100 지수는 나스닥 상장 기업 중 금융사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으로 구성되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 등 기술주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특징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퇴직연금 고수들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8.8%로 평균(4.2%)의 9배 수준을 기록했다. 고수들의 포트폴리오는 ETF,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79.5%에 달해, 퇴직연금 투자 트렌드가 원금보장 중심에서 '투자형'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