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진영 기자]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 해외 명품관 내 갤러리티 본관에서 4일부터 오는 26일까지 김소정 작가의 초대 개인전 ‘잔상(Afterimage)’이 열린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일상 속 사물에 스며 있는 기억을 색과 질감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이며, 관람객이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회화 작업을 집중 조명한다.
김소정 작가는 자신의 작업 세계를 “색채와 질감을 통해 전달하는 기억 속의 감각과 감정”이라고 설명한다. 작가에게 기억은 사물과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마음의 거리를 좌우하는 요소다. 선인장, 손때 묻은 곰인형, 단추, 자투리 천, 몽당연필처럼 쉽게 지나치는 사물들은 화면 속에서 또렷한 묘사 대신 소소한 기억의 조각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그 안에 숨은 촉감, 소리, 냄새, 온도와 같은 감각과 남아 있는 감정을 명확한 형상 대신 색과 질감으로 옮기며, 관람객이 각자의 경험을 떠올리며 작품을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작업 과정은 일상에서 포착한 인상적인 순간들을 기록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때의 생각과 감정, 빛과 색, 소리와 온도 등 여러 감각적 기억을 바탕으로 스케치를 진행한 뒤, 직물을 고르고 바탕을 준비해 본격적인 채색으로 이어진다. 특히 성긴 마(麻) 천을 사용해 앞면과 뒷면 양쪽에서 색을 쌓는 방식이 두드러지는데, 뒷면에서 밀어 넣은 물감이 천의 작은 구멍을 통해 스며 나오며 독특한 화면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색 조각들은 시선 안에서 다시 모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또한 팔레트에서 모은 물감 조각, 플라스틱 조각, 단추, 실 등 일상적 오브제를 더해 화면에 두께감과 시각적 재미를 부여한다. 드리핑과 뿌리기 등 다양한 기법 또한 적극 활용하며, 시각과 촉각이 동시에 살아나는 표면을 구현하는 데 집중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시간 속에 쌓인 감정과 고민이 응축된 화면”이라고 설명한다.
작가는 관람객이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고 공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의도하지 않았던 의미를 관람객이 새롭게 발견하고, 각자의 언어로 작품을 해석해 나가는 과정에서 작업의 확장성을 확인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모호한 형태를 통해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기존 흐름을 이어가면서, 색과 질감, 광택을 통해 맛과 향, 온도와 촉감을 함께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를 탐구하고 있다. 오로지 시각에만 머무는 그림이 아니라 여러 감각을 동시에 건드리는 그림,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보는 이의 경험에 따라 달리 읽히는 그림이 김소정 작가가 지향하는 작업의 방향이다.
갤러리티 관계자는 “이번 ‘잔상(Afterimage)’ 전시는 일상 속 사소한 사물에 기대어 우리가 잊고 지냈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전시”라며 “바쁜 일상 속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따뜻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자세한 작품 정보와 전시 소식은 갤러리티 공식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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