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며 달러가 소폭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를 넘나들며 좀처럼 안정 국면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원 내린 1467원에 개장했으나, 오후 들어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결제 수요가 겹치면서 다시 1470원선을 돌파했다. 지난 한 달(11월 4일~12월 4일) 동안 원화는 꾸준히 약세를 보이며 1460~1470원 사이를 오갔다.
전월 환율 추이는 변동성이 컸다.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1462원까지 하락했다가 이달 2일 장중 최고 1470원까지 치솟았으며, 배당금 지급(삼성전자 9억2000만달러)과 연말 달러 환전 수요가 상승을 부추겼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현재 소폭 하락해 100선 아래를 하회 중이나, 원화는 상대적으로 더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 또한 환율 상승의 직접적 방아쇠로 작용했다. 지난달 코스피에서 약 14조4112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원화 절하율을 아시아 1위로 키웠으며, 이는 엔화 약세와 동조화되며 아시아 통화 전반에 압력을 더했다.
경상수지 흑자에도 원화는 약세를 보이며 ‘흑자=원화 강세’ 공식이 깨진 가운데, 수출기업의 달러 현지 재투자와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의 해외 투자 확대가 원화 약세를 심화시켰다. 이로 인해 원화 대비 달러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환율 상승 요소로 작용했다. 3분기 거주자의 증권투자는 890억달러를 기록하며 대외금융자산 상승을 견인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고환율 영향을 고려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9%로 상향 조정했다. 환율이 올라 석유류나 수입 농축수산물 등의 가격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이나 외식 물가 등도 상승하게 된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원화 약세 기조가 시장에 팽배하다”며 “수급 측면에서는 서학개미와 연기금이 해외 투자 확대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순매도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시장 수급 등이 연동되며 원화는 당분간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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