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분석, 5년간 근로소득세 상승률 임금의 3배
고용·건강보험료도 가파른 증가세
물가도 월급보다 높아 '이중고'
[포인트경제] 유리지갑. 직장인들의 수입이 세금이나 공제 등으로 인해 투명하게 드러나는 지갑을 의미하는 단어다. '유리지갑' 직장인들의 최근 5년간 월급 인상 속도보다 소득세 등의 상승률이 훨씬 가팔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임금 대비 근로소득세 사회보험료 생계비 물가 분석 및 과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2025년) 근로자의 월급 인상 속도보다 근로소득세, 사회보험료, 필수생계비의 상승률이 훨씬 가팔라 직장인들의 실질적인 체감 소득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월평균 임금 상승률은 연평균 3.3%, 근로소득세 및 사회보험료 합계 상승률은 연평균 5.9%로 임금 상승률의 약 1.8배가 높게 나타났다. 근로소득세 상승률은 연평균 9.3%로 가장 높았고, 사회보험료 상승률은 연평균 4.3%였다. 특히 고용보험료와 건강보험료는 각각 5.8%, 5.1%로 증가 폭이 컸다.
이로 인해 임금에서 세금과 보험료가 차지하는 공제 비중은 2020년 12.7%에서 2025년 14.3%로 확대됐으며, 월평균 실수령액 증가율은 연평균 2.9%에 그쳤다.
지난 2일 서울 소재 대형 유통매장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필수생계비 물가도 임금 상승률을 상회했다. 필수생계비 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3.9%로 월급 상승률 3.3%보다 높았다. 주요 품목별로는 에너지 품목인 기타 연료·에너지, 가스, 전기 등의 오름세가 6.1% 이상으로 가장 두드러졌고, 식료품·비주류 음료(4.8%)와 외식비(4.4%) 등 장바구니 물가도 월급 상승률에 크게 웃돌았다.
한경협은 현재 과세표준 구간이 물가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근로자가 사실상 더 높은 세율 구간에 포함되는 '브래킷 크리프(Bracket Creep)'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로자의 체감 소득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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