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100조 로드맵' 재편…조선·에너지·신사업 전반의 구조적 대전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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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100조 로드맵' 재편…조선·에너지·신사업 전반의 구조적 대전환 선언

폴리뉴스 2025-12-04 13:13:51 신고

HD현대가 울산에서 개최한 그룹 경영전략 회의는 단순한 연례 점검의 성격을 넘어서,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구도의 압력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중장기 체질 변화에 나서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다. 조선 발주 사이클 둔화,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미·중 경쟁 구도 속 공급망 재편, 중국 조선업의 빠른 추격 등은 한국 제조 대기업에게 구조적 도전을 던지고 있다.

HD현대가 이번 회의를 통해 '향후 5년 내 그룹 매출 100조원'이라는 명확한 성장 지표를 제시한 것은, 이 같은 외부 환경을 방어하는 차원이 아니라 역으로 기회로 전환하려는 장기 전략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함의가 크다.

핵심은 그룹 내부의 통합력을 높여 조선·건설기계·에너지 사업의 경쟁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데 있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통합은 단순한 규모 확대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중복 사업 최소화–기술·조달·판매 역량 집중'이라는 수평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조선 분야에서는 초대형 LNG·컨테이너선 중심의 고부가 시장이 여전히 한국 조선업의 핵심 무대인 만큼, 통합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와 기술 표준화는 향후 중국 조선업의 추격에 대비한 방어막이 될 수 있다. 건설기계 부문 역시 통합 이후 제품군 다변화와 글로벌 유통 채널 확대를 통해 미국·유럽 중심 시장의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높이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정유·석유화학 부문에 대한 언급은 기존 에너지 사업의 구조개편 압력이 이미 본격화됐음을 보여준다. 석유화학 시황 부진과 글로벌 마진 축소 속에서 HD현대가 '원가경쟁력 회복'과 '고부가 제품 전환'을 병행하겠다고 밝힌 것은, 단순 비용절감이 아니라 운영기술 최적화와 포트폴리오 재구성까지 포함한 중장기 대응 전략으로 읽힌다.

전력기기 사업의 생산 능력 확충 계획은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재생에너지 전환 속에서 전력기기 수요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시장 흐름을 반영한 것이며, 중·저압 차단기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는 조선·에너지 사업군과의 내부 수요 연계성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요소는 로보틱스, 자율운항, 전기추진, 연료전지, SMR 등 신사업군에 대한 명확한 육성 방향 제시다. 이는 '본업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성장 엔진 다변화'를 병행해야 글로벌 산업구조 변화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자율운항·전기추진은 조선 본업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 분야이며, SMR·연료전지는 에너지 전환시대의 중장기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이다. HD현대가 신사업을 단순 연구개발이 아니라 "본격적인 성과 창출 단계로 진입시키겠다"고 밝힌 점은, 그룹 차원의 투자·인력·제조 인프라를 동원해 명확한 상업화 목표를 갖고 움직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기선 회장이 회의에서 "지금이 변화와 도약의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 발언은 그룹 내부 구성원들에게 현재 경영환경을 '위기이자 기회'로 동시에 규정하는 시그널이다. 이는 조선·에너지·건설기계 등 전통 제조 기반 기업들이 맞닥뜨린 글로벌 경쟁 심화, 보호무역주의의 정책 압박, 기술 패러다임 전환 등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룹 관계자가 "2026년을 기점으로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내년부터 시작되는 통합 구조의 본격 작동과 신사업 매출화가 사실상 HD현대의 향후 10년 경쟁력을 결정할 분기점이라는 판단에 기반한다.

결국 본질적 메시지는 '조선·에너지 중심의 거대 제조그룹이 기존 패러다임에 안주할 수 없으며, 이제는 기술·신사업 기반의 성장 전략으로 구조적 전환을 선언한다'는 것이다. HD현대는 스스로를 "전통 중공업 중심 그룹"에서 "글로벌 기술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 재정의하는 변곡점에 서 있으며, 이번 로드맵은 그 방향성을 전사적으로 합의하고 실행 단계로 옮기기 위한 첫 번째 공식 포석으로 평가된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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