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수십만 기의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로 향하면서 우주망원경 관측 환경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논문에서 앞으로 촬영되는 우주 이미지 상당수가 위성 반사광으로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 56만 기 시대 도래…우주망원경 대부분 영향권
각국과 기업이 제출한 계획이 모두 실행될 경우, 2030년대 말 저궤도 위성 수는 56만 기에 이르게 된다. 연구를 이끈 NASA 에임스 연구센터의 알레한드로 보를라프(Alejandro Borlaff) 연구원은 이를 '우주망원경에 매우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NASA의 SPHEREx, ESA의 ARRAKIHS, 중국 순톈(Xuntian) 등 3개 우주망원경은 관측 이미지의 96%가 위성 반사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시야가 좁은 허블망원경도 전체 관측의 약 3분의 1(33%)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보를라프 연구원은 특히 지구위협소행성 탐사를 예로 들며 "소행성의 궤적과 위성의 궤적이 거의 비슷해져 관측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를라프 연구원은 향후 관측 오류를 줄이기 위해 위성과 우주망원경 운영 기관 간의 정보 공유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성의 위치와 반사 강도, 자세 변화 같은 기본 정보가 확보된다면 오염 가능성이 높은 구간을 사전에 피하거나, 후처리 과정에서 노이즈를 보다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밀 관측이 필요한 분야 전반에서 연구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더 밝아지는 위성…AI 확산이 바꾼 궤도 환경
100제곱미터 크기의 위성은 이미 육안으로 밝은 별 수준으로 보이며, 최근에는 인공지능 데이터 수요 확대와 함께 3,000제곱미터급 초대형 위성 설계까지 거론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런 대형 위성이 등장하면 '행성처럼 보일 정도의 밝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도를 낮춰 간섭을 줄이는 방안도 언급되지만, 연구팀은 이 경우 지구 오존층을 고갈시킬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사 수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해법이지만, 위성 인터넷 경쟁과 AI 산업 확대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현재 궤도 위성의 대부분이 스타링크이지만, 향후 수십만 기 규모의 시장에서는 스타링크의 비중이 10%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보를라프 연구원은 "위성 위치와 반사 특성 등 정보를 관측 기관에 공유하는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당장 가능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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