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초기 투자 전문 VC 더벤처스가 스마트양식 기술 기업 아가비타(AGAVITA)에 시드 투자를 진행하며 고부가 어종 양식 시장에서 변화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양식업은 인력 부족과 기후 변화 충격으로 운영 난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라, 기술 중심의 운영체계 전환 필요성이 꾸준히 논의돼 왔다.
더벤처스(대표 김철우)는 3일 비전AI 기반 양식 기술을 개발하는 아가비타에 시드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초기 투자사 가운데선 고난도 양식 분야에 드문 선택이어서 업계 이목이 쏠렸다.
아가비타는 최소 인력 운영을 목표로 양식 전 주기를 통합 관리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첫 실증 대상은 산업화 난도가 높다고 알려진 참다랑어다. 기존엔 개체 정보를 확인할 때 물 밖으로 꺼내 계측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폐사 위험이 높았다.
아가비타가 개발한 비전AI 기술은 수중에서 개체 수, 크기, 동작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한 방식 덕분에 스트레스 요인을 줄일 수 있고, 성장 예측·행동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 변수 관리 폭을 넓히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실제 참다랑어 양식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예측 모델 신뢰도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대형 어종 특성상 수조 환경·밀도·수온 등 변수가 치밀하게 관리돼야 해 기술 상용화까지 검증 과정이 길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국내 양식업계는 어촌 인구 감소와 환경 변화로 안정적인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일부 양식장에서는 비정상 수온 변화로 집단 폐사가 발생하며 경영 부담이 커졌고, 질병 확산 속도도 과거보다 빨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식 현장에서 데이터 축적 속도가 느리다는 문제 역시 해소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생산 요소를 경험과 감으로 운영해온 문화가 남아 있어 상황 예측이 어렵고, 어종별 표준 데이터 구축도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
아가비타의 통합 운영 알고리즘은 계측·모니터링·예측·제어를 한 시스템에서 묶는 형태여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 방식을 표준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고부가 어종 양식에서 반복적 폐사 위험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술 도입 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투자금은 참다랑어 실증 설비 구축, 비전AI 기반 계측 기술 고도화, 데이터 표준화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아가비타는 일본·호주 등 양식 선도국 진출도 추진한다. 글로벌 실증 사례 확보가 기술 신뢰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해외 시장은 규제 체계가 국가마다 달라 표준 운영체계 확산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참다랑어처럼 국가 전략 품목에 가까운 어종은 검증 요구 수준이 높아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더벤처스 김철우 대표는 “참다랑어처럼 산업화 난도가 높은 어종의 운영 체계를 기술적으로 구현하려는 팀”이라며 “전 주기 통합 운영체계라는 구조는 글로벌에도 유사 사례가 제한적이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가비타 김기석 대표는 “수중 비접촉 계측은 양식 구조 자체를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라며 “전 주기 운영체계를 글로벌 표준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아가비타가 개발 중인 AI 기반 운영체계는 국내 양식업의 구조적 문제를 기술로 풀겠다는 시도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다만 기술 검증과 시장 확장까지 넘어야 할 장벽도 존재한다. 양식 산업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한 분야이므로 향후 실증 성과가 업계 흐름을 가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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