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수원)=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제주 SK가 강등의 문턱에서 일단 한숨을 돌렸다.
제주는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 수원 삼성을 상대로 후반 22분 터진 유리 조나탄의 페널티킥 결승 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2차전은 7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치러진다.
제주는 4-4-2 포메이션으로 원정 경기에 나섰다. 최전방은 남태희와 유리 조나탄이 맡았다. 2선에는 김승섭, 이탈로, 이창민, 김준하가 위치했다. 수비는 김륜성, 송주훈, 임채민, 임창우가 포진했다. 골문은 김동준이 지켰다.
수원도 4-4-2로 대응했다. 김지현과 일류첸코가 투톱을 이뤘다. 브루노 실바, 이민혁, 홍원진, 세라핌이 미드필드를 구성했다. 부상으로 빠진 이규성의 역할은 이민혁이 소화했다. 수비 라인은 이기제, 레오, 권완규, 이건희가 맡았고, 부상 중인 양형모 대신 김민준이 골키퍼로 나섰다.
부담감이 컸던 승부였지만 김정수 제주 감독대행은 경기 내내 흔들리지 않는 자세로 팀을 이끌었다. 그는 “특별한 준비보다 우리가 해온 흐름대로 하자는 게 원칙이었다”며 승부에 임한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 당시 기온은 영하 9도를 넘나들었다. 약 2만 명이 모인 수원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변수였다. 김정수 감독대행은 “날씨는 양 팀에게 동일한 조건이다. 다만 상대 팬들의 분위기가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그 점을 가장 경계했다”며 “경기 전 미팅에서도 흔들리지 말자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전술적으로는 상대 수비를 핵심 공략 지점으로 설정했다. 그는 “수원은 측면 속도와 중앙 스트라이커의 득점력은 뛰어나지만, 수비는 그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며 “결정력이 좋은 선수들을 먼저 내보낸 이유도 그 부분을 두드리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특히 김승섭을 향한 신뢰가 두드러졌다. 그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울산 HD전에서 결승 골을 기록하며 흐름을 끌어올렸고, 이날 역시 공격의 중심에 섰다. 김정수 감독대행은 “최근 공격 퍼포먼스가 좋다. 시상식에서 베스트11에 들지 못한 아쉬움도 있을 텐데, 경기장에서 그 감정을 에너지로 쏟아내길 바랐다”고 전했다.
반면 변성환 수원 감독은 경기를 돌아보며 “상대는 1부 팀답게 스쿼드가 탄탄했다. 다만 승강 PO까지 왔다는 건 단순한 스쿼드 싸움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제주의 흐름을 분석했고, 오늘은 그 부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준비에 있어서 그는 네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변성환 감독은 “이 한 경기만 바라보고 1년을 준비했다. 우리 스스로 1부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이 어느 팀보다 간절했다”고 말했다. 부상 이슈도 있었다. 그는 “양형모는 2차전까지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이규성도 출전할 수는 있었지만 종아리 상태가 좋지 않아 다음 경기를 위해 아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은 경험보다 에너지와 힘을 선택했다. 젊은 선수들의 활동량과 압박이 승산을 만들 것으로 판단했다”며 선발 구성의 이유를 덧붙였다.
전반전은 제주가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어려운 흐름을 이어갔다. 경기장 분위기와 홈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에 힘입은 수원이 먼저 템포를 끌어올리며 경기를 주도했다. 킥오프 직후 이민혁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수원은 전반 2분 레오, 전반 7분 김지현의 연속 슈팅을 만들며 초반 분위기를 가져갔다. 공세는 전반 중반까지 이어졌다. 전반 16분 일류첸코가 경기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3분 뒤 세라핌도 공격에 가담하며 제주의 수비를 흔들었다.
반면 제주는 상대 압박에 고전하며 좀처럼 공격 전개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첫 슈팅은 전반 27분에서야 나왔다. 시즌 팀 최다 득점자인 유리 조나탄이 과감하게 시도했지만 골문을 위협하기엔 아쉬웠다. 수원은 1분 뒤 브루노 실바의 슈팅으로 다시 흐름을 끊지 않았다. 제주는 전반 41분 위기를 맞았다. 일류첸코가 수비 뒷공간으로 정확한 패스를 찔러줬고, 이를 브루노 실바가 받아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대각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스치듯 지나가며 다행히 실점하지 않았다.
제주는 후반 15분 선제골 기회를 잡는 듯했다.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김승섭이 크로스를 시도했고, 공은 권완규의 팔에 맞았다. 주심은 온필드리뷰를 실시했으나 핸드볼이 아니라고 판단,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20분, 남태희의 패스를 이어받은 유인수가 상대 골키퍼 김민준과 충돌했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유리 조나탄은 이를 놓치지 않고 골망을 흔들면서 제주가 1-0 우위를 잡았다. 이후 제주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1-0으로 경기를 마치며 2차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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