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회견에 "마음 아파…정부 노력 계기 되길"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북한 억류자 가족이 3일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 답변과 관련해 "억류자 문제를 호소하고 알릴 기회도 다시 주어졌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에 12년 넘게 억류돼 생사 불명인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씨는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북한 내 억류된 우리 국민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는 이 대통령의 회견 답변에 대해 "실망스럽고 마음이 아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지난 9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면담에서 북한 내 억류자 생사 확인과 송환 노력을 호소한 일을 언급하며 "정부가 억류자 문제에 계속 노력하고 있을 거라는 기대도 품었는데 대통령이 처음 듣는 얘기라니, 통일부를 비롯해 공무원들이 아예 보고를 안 해서 그런 것인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통일부 '납북자대책팀'이 폐지된 것이나 이번 일을 보면 정부가 북한과 화해·협력을 되살리느라 억류자나 납북자 문제는 뒤로 밀어놓은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기자회견 계기로 대통령이 억류자 문제를 인지하게 됐고, 가족들이 정부에 다시금 노력을 요구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어떤 면에서는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북한 내 억류를 공식 확인한 우리 국민은 2013년 체포된 김정욱 선교사를 포함해 총 6명이다. 김국기·최춘길 선교사는 2014년에 체포됐으며, 한국 국적을 취득한 북한이탈주민 3명은 2016년 억류됐다.
북한은 이들에게 어떠한 영사 조력도 허용하지 않아 가족들은 이들의 생사조차 모르는 채 길게는 12년 넘게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에 관한 질문을 받고 "처음 듣는 얘기"라며, 배석한 위성락 안보실장에게 그 시기와 경위를 묻고는 "아주 오래전에 벌어진 일이어서 개별적 정보가 부족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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