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거센 조정에 들어가면서 비트코인이 다시 8만 달러 초반까지 미끄러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반등은 끝난 것인가”라는 불안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새 역사적 고점 탈환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2일 오후 기준 글로벌 시세 사이트에서는 비트코인이 약 8만7천 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10월 기록했던 최고가 대비 3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대장주’ 비트코인이 흔들리자 주요 알트코인들도 동반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더리움·솔라나·XRP 등이 최근 한 달 동안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하며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조정이 단순한 눌림목이 아니라 더 큰 하락의 전조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명 차트 분석가 피터 브란트는 비트코인이 장기 추세선을 하향 이탈할 경우 4만 달러대 중반까지도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대규모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들의 재무 상황을 언급하며 “이들의 움직임이 시장에 큰 파장을 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1억 3500만원대 회복했지만 '충격' 전망
시장의 긴장감을 키운 것은 가상자산 대규모 보유 기업인 ‘스트레티지(MicroStrategy 계열 DAT 기업)’의 최근 행보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절대 매도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시장 신뢰를 구축했던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최근 매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한층 더 고조됐다.
실제로 회사는 연간 실적 전망을 크게 낮추며 기존의 공격적 매입 전략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문제는 스트레티지와 같은 DAT 기업들의 구조적 특성이다. 이들 기업은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해 자산 규모를 키운 뒤, 이 가치를 기반으로 추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로 전환되면 자금 조달 창구 역시 급격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일부 리서치 기관은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스트레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아도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는 위험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8년은 최대 변곡점으로 꼽힌다. 스트레티지가 과거 발행한 전환사채의 대량 조기상환 청구권 행사 시점이 집중돼 있어, 이때 비트코인 가격이 낮게 유지될 경우 기업이 대규모 코인 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보고서는 “최악의 경우 약 7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시장을 완전히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비트코인 ETF 거래를 허용하기로 결정한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뱅가드의 11조 달러가 넘는 고객 자금이 비트코인 시장 접근을 허용받게 되면서, 새로운 수요가 생길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는 하방 압력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는 중장기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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