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내년 3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을 앞두고 유럽 평가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확실한 전력 차를 실감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3일 오전(한국 시각) 네덜란드 발베이크 만데마케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세계강호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는 네덜란드 공격수 비비아너 미데마가 전반에만 4골을 몰아넣으며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가져갔다. 한국은 경기 시작부터 상대의 속도, 개인 능력, 압박 등에 밀리며 자신의 리듬을 잡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웨일스와 1-1로 비겼던 한국은 이번 유럽 원정을 1무 1패로 마무리했다.
네덜란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로 한국(21위)보다 10계단 높다. 2019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한국과의 맞대결은 이번이 첫 번째였다.
한국은 웨일스전과 달리 백3 기반의 3-5-2 전형으로 나섰다. 웨일스전 선발 명단과 비교하면 손화연(아이코 포트볼), 지소연(버밍엄 시티), 김민정(인천 현대제철)을 제외한 전원이 바뀌었다. 박수정(AC밀란)이 손화연과 투톱을 구성했고, 지소연이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김민지(서울시청)는 이수빈(화천KSPO)과 중원을 지켰고, 추효주(오타와 레피드)와 김진희(경주한수원)가 양 윙백으로 출전했다. 수비진은 노진영(문경상무)–김미연(서울시청)–이민화(화천KSPO)로 꾸려졌으며, 골문은 주장 김민정이 책임졌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내내 미데마를 중심으로 한 네덜란드 공격에 번번이 무너졌다. A매치 129경기 100골을 기록 중인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의 위력을 경험한 경기였다.
전반 9분 미데마의 오른발 슛이 선제골로 연결되면서 실점이 시작됐고, 이후 13분 위기를 넘겼지만 17분 또다시 골망이 흔들렸다.
미데마는 전반 31분 중원에서 공을 끊어낸 빅토리아 펠로바의 패스를 받아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38분 린 빌름스의 패스를 이어받아 네 번째 골까지 기록했다. 이어 42분 엘라 이네즈 페데모르스가 추가 골을 넣으며 한국은 전반을 0-5로 뒤진 채 마쳤다.
한국의 전반 슈팅은 전반 22분 지소연의 오른발 시도가 유일했다. 승패가 기울자 신상우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미연, 김민지를 불러들이고 김신지(레인저스)와 강채림(몬트리올 로즈)을 투입했다. 이후 송재은(수원FC), 최유리(인천 현대제철), 케이시 유진 페어(유르고르덴), 이은영(창녕WFC)까지 교체하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후반 초반 펠로바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지만,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되찾지 못했다. 종료 직전 강채림의 크로스와 송재은의 중거리 슈팅 등 몇 차례 공격 시도가 있었으나 끝내 골문을 열지 못한 채 경기는 0-5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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