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가 사임했다.
대구 구단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 대표가 시즌 중 올해를 끝으로 사임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시즌 종료와 함께 물러났다고 전했다. 대구는 올해 K리그1에서 12팀 중 최하위로 정규시즌을 마쳤기 때문에 K리그2로 강등됐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한 마지막 생존 가능성조차 차단되면서 시즌을 일찍 마쳤다.
조 대표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약 11년 동안 대구를 이끌었다. 이 기간 대구는 환골탈태라고 해도 될 정도로 큰 변화를 겪었다. 지난 2019년 전용구장인 대구im뱅크파크를 마련하면서, 합리적인 1만 2천 명 규모로 매진 사태를 이어가는 흥행 모델을 제시했다. 구장을 옮긴 뒤 대구는 가장 홈 분위기가 뜨거운 팀으로 꼽혔다.
성적도 대폭 끌어올렸다. 세징야와 에드가로 대표되는 외국인 선수 영입, 여러 유망주 발굴로 전력을 강화했다. 2003년 창단 이후 대부분 하위권에 있다가 승강제 도입 후 곧 강등됐던 대구는 2017년 1부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8년 코리아컵 우승을 통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첫 진출, 2021년 구단 역사상 K리그1 최고 성적인 3위 및 ACL 16강 진출 등의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때를 기점으로 성적이 하락했다. 지난 2024년 11위로 간신히 잔류한 데 이어 올해는 강등을 면치 못했다.
이하 조 대표의 인사 전문.
▲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
존경하는 팬 여러분, 그리고 시민 여러분.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말씀 올리게 되어 정말 마음이 무겁습니다.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그간 보내주신 성원에 걸맞지 않은 최종 결과에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직도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이지만, 그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기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준 우리 선수단과 경기 후에도 눈물의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신 팬 여러분들의 그 진심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대구FC에서 보낸 11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는 언제나 변함없이 함께해주신 팬 여러분 덕분입니다. 저를 이 행복한 여정으로 이끌어주신 권영진 前 시장님과 김정기 現 구단주님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 시민구단은 제가 재직하는 동안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시민 여러분의 사랑과 구성원들의 헌신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전용구장의 탄생, 대구만의 팬 문화, 그리고 창단 첫 FA컵 우승까지. 우리가 함께 만든 시간들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팬들께서 우리와 함께 하는 한, 대구FC는 앞으로도 명문 구단으로서 더 발전해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해 K리그1에 즉시 복귀하고, 팬 여러분께 다시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랑과 응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 부족함으로 소임을 다하지 못한 점 거듭 송구하게 생각하며, 이후에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변함없는 마음으로 ‘우리들의 축구단’을 응원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을 주신 대구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대구FC와 팬들은 나의 마지막 사랑이자 자부심이었습니다.
모든 가정에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2025년 12월 2일
대구FC 대표이사 조광래 배상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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