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1부 감독상을 받고 2부 감독상을 받는 게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프로축구 K리그2(2부) 인천 유나이티드의 윤정환(52) 감독은 지난 2년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K리그1(1부)에서 최하위로 강등된 인천은 1년 만에 K리그2에서 전혀 다른 팀으로 변신했다. 시즌 내내 1강 구도를 굳힌 끝에 10월 조기 우승으로 승격을 확정했다. 그 결과 1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11 6명을 배출하고 영플레이어, 감독상, 최우수선수(MVP) 등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인천의 올 시즌 상승세 비결엔 윤정환 감독의 비중이 컸다. 그는 지난해 K리그1에서 강원FC를 준우승으로 이끌고 감독상을 받은 뒤 인천으로 향하는 모험을 택했다. 본행사를 앞두고 마주한 윤정환 감독은 당시 결정에 대해 "인천은 비전이 확실했고, 선수단을 봤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왜 2부로 갔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비전이 명확하다면 1부, 2부, 3부 어디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인천은 K리그1 시절 '생존왕'으로 불릴 만큼 오랜 기간 백3 기반의 수비적인 색채가 강한 팀이었다. 이는 K리그2에서 승격과 우승이 목표인 팀에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었다. K리그 대표 지략가인 윤정환 감독은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동계 훈련부터 인천에 4-4-2 포메이션을 이식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날 시상식을 앞두고 본지와 만난 이명주와 이주용 또한 입을 모아 "감독님이 동계 훈련부터 확실한 게임 모델을 입힌 게 승격 비결이다"라고 강조했다.
윤정환 감독은 "인천에 백4를 주입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공격수들이 수비 가담을 하는 선수만 하는 게 있었다. 팀 조직을 만드는 게 힘들었다"며 "나이와 관계없이 팀 전술에 적합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경기 이해도가 높은 선수를 기용한다는 기준을 갖고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은 올 시즌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K리그2 최소 실점(39경기 30실점)을 달성했다. 동시에 득점왕 무고사(35경기 20골 3도움), MVP 제르소(37경기 12골 10도움), 영플레이어 박승호(38경기 9골 1도움)가 해결사 역할을 잘 수행해 공수 조화를 이뤘다.
윤정환 감독은 "동계 훈련부터 분위기가 좋아 개막 미디어데이 때 '독주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그때는 말하면서도 긴장을 많이 했다. (웃음) 다행히 선수들이 준비한 만큼 잘 따라와 줘서 마지막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새 시즌은 변화와 성장을 키워드로 잡고 준비하려고 한다. 인천에서 기본 체력을 만들고 (다음 달 스페인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