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아랍컵 카타르에서 개막! ‘남의 동네잔치’가 아니라 ‘월드컵 대형 변수’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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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아랍컵 카타르에서 개막! ‘남의 동네잔치’가 아니라 ‘월드컵 대형 변수’ 주목해야 하는 이유

풋볼리스트 2025-12-02 14:07:12 신고

2025 FIFA 아랍컵 개막식. 카타르 대회조직위원회 제공
2025 FIFA 아랍컵 개막식. 카타르 대회조직위원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 대표팀이 만약 월드컵을 6개월 앞두고 동아시안컵과 아시안컵을 연달아 치른다면 어떨까.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진행했던 것처럼 대규모 합숙 훈련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북아프리카 팀들의 요즘 일정이 딱 그렇다. 아랍컵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연달아 치르며 월드컵 준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아랍컵이 지난 1(한국시간) 카타르에서 개막했다. 대회 첫 경기에서 시리아가 튀니지를 1-0으로 꺾었고, 잠시 후에는 팔레스타인이 개최국 카타르에 1-0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아랍컵은 1963년 처음 시작돼 3회 이후 명맥이 끊겼다가, 1985년부터 아랍축구연맹(UAFA)에서 주관한 아랍 문화권의 대회다. 이후 대회 주기가 오락가락하며 명맥이 이어지다가 지난 2021FIFA 주관 대회로 격상되면서 4년마다 꼬박꼬박 열리게 됐다. 그리고 카타르가 2021년부터 4회 연속 개최권을 확보했다.

2021년 대회는 카타르의 이듬해 FIFA 월드컵 개최 능력을 확인하는 의미도 있었다. 월드컵을 통해 마련해 둔 대규모 인프라가 올해 대회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 본선은 19일까지 진행되며, 본선에는 주로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아랍권 국가 16팀이 올랐다.

카타르와 시리아의 공식 개막전을 앞두고 웅장한 개막 행사가 진행됐는데, 아랍 지역을 대표하는 대회답게 전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겼다. 이스라엘 측을 공격하는 메시지는 아니었지만 예루살렘의 이미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아랍 지역의 단결을 권하는 시리아 배우 라시아 아사프의 나레이션을 통해 화합을 강조했다. 영국 유명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깜짝 등장해 아랍과는 이질적인 외부인 역할을 맡았다. 마침 개막식이 열린 경기장 알 바이트는 아랍 천막 양식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개막식과 잘 어울렸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카타르에서 열리는 이번 아랍컵은 아랍권 국가들을 하나로 모으고 선수, 코치, 팬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16팀 모두 흥미진진한 경기를 펼치리라 기대한다. 카타르는 올해 FIFA U17 월드컵부터 인터콘티넨털컵까지 FIFA 대회를 연달아 개최하고 있다. 카타르의 대회 조직과 따뜻한 환대는 누구에게나 전달될 것이라는 축사를 전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게티이미지코리아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게티이미지코리아

 

북아프리카 팀들의 ‘A매치 풍년' 월드컵 준비에 유리한 이유

그런데 이번달에 열리는 대형 국가대항전은 하나 더 있다. 아랍컵이 폐막하고 고작 사흘 뒤인 22일부터 모로코에서 개최되는 2025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이다.

아랍권과 CAF에 모두 발을 걸치고 있는 튀니지, 모로코, 코모로, 이집트, 알제리, 수단 6개국은 두 대회를 숨 돌릴 틈 없이 연달아 치러야 한다. 만약 아랍컵 결승전이라도 가면 두 대회 사이 숨 돌릴 시간이 아예 없는 지옥의 일정이 펼쳐지는 셈이다.

혹사에 가까운 일정이지만, 대표팀 감독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를 만하다. 내년 6FIFA 북중미 월드컵이 진행되는 가운데 선수들을 장기간 합숙 시키며 발을 맞추고, 실전까지 치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6개국 중 튀니지, 모로코, 이집트, 알제리 4개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있다.

아랍컵은 FIFA A매치 데이에 열리지 않으며, 각 프로팀은 선수 차출에 협조할 의무가 없다. 이 기간 동안 주요 참가국은 자국 리그를 중단한다. 그래서 아랍컵 선수단 대부분은 아랍권 국가에서 뛰는 선수로 구성된다. 한국으로 치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일명 동아시안컵)에 한중일 리그 소속 선수가 주로 차출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아랍 국가들 중에서는 아랍컵에 유독 진심인 경우도 있어서 유럽파가 심심찮게 섞여 있기도 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튀니지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소속 유망주 이스마일 가르비를 차출하는데 성공했다. 비록 붙박이 주전은 아니지만, 아우크스부르크는 가르비를 서너 경기 정도 잃게 되는데도 이번 차출에 협조했다.

네이션스컵은 유럽 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열리지만 의무 차출이 가능한 대회다.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 맨체스터시티의 오마르 마르무시(이상 이집트) 등이 잠시 소속팀을 떠나 대표팀으로 향할 예정이다.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아랍컵에서 국내파 및 중동파 위주로 전력을 테스트한 뒤, 일부 선수를 돌려보내고 여기에 유럽파를 추가해 완성된 전력을 구축한다. 그리고 네이션스컵에 나가는 것이다. 즉 아랍컵부터 네이션스컵이 끝나는 119일까지 최대 한달 반 동안 선수단을 합숙시키면서 국내파와 해외파를 두루 조련할 수 있다.

이처럼 북아프리카 팀들이 월드컵 준비에 가장 유리한 대회 일정을 가졌다는 건 4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도 아랍컵과 네이션스컵이 연달아 열렸다. 그렇다면 북아프리카의 카타르 월드컵 성적은 어땠을까? 모로코는 아프리카 사상 최고 성적인 4강 진출 돌풍을 일으켰다. 튀니지는 비록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지만 111패를 거두면서 40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세계 대부분 나라들은 프로 경기가 너무 많다 보니 원래 있던 국가대표 소집훈련조차 없애고 있다. 홍명보 대한민국 감독도 월드컵이 열리는 해 연례행사였던 1월 전지훈련을 포기했다. 각 선수들의 소속팀 주전경쟁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아프리카 팀들은 세계 추세와 반대로 독보적인 합숙훈련 기간을 확보했다. 만약 북중미 월드컵까지 북아프리카 강세가 이어진다면, 아랍컵과 네이션스컵의 효과 덕분이라고 확신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카타르 대회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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