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지휘봉을 잡은 지 두 달 만에 경질된 신태용 전 감독과 정승현을 비롯한 선수단 사이에 폭행 논란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신 감독은 폭행 의혹에 대해 강하게 선을 그으며 "애정 표현이었을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앞서 정승현은 지난 11월 30일 제주 SK와의 K리그1 최종전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신 감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는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받는 사람 입장에서 폭행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승현이 언급한 사건은 지난 8월 신 감독이 울산에 부임하면서 선수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발생한 것으로, 당시 신 감독은 정승현의 뺨을 손바닥으로 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은 신 감독이 10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이후 인터넷 축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정승현은 이 외에도 선수들이 신 감독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례가 매우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그런 경험을 했을 것"이라며 집단적인 피해 사실을 시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서 "폭행은 절대 하지 않았다"며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그는 "정승현은 내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동행한 애제자"라면서 "워낙 아끼는 제자라 몇 년 만에 같은 팀에서 만나다 보니 표현이 과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신 감독은 "누가 첫 만남에서 폭행을 하겠느냐"며 "만약에 폭행이나 폭언이 있었다면 나는 감독을 안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 감독은 또한 "내가 경질되기 직전 마지막에 미팅했던 선수가 정승현"이라면서 "왜 이런 인터뷰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당혹감을 표했습니다. 다만 그는 "첫 만남에서 너무 강하게 애정 표현을 했지 않았나 싶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승현이가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선수 귀에 호루라기를 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신 감독이 사실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그는 "선수들과 장난치며 '야, 집중 좀 하자' 하면서 귀에 대고 휘슬을 분 것"이라며 "애정 표현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이 선수들에게는 폭력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에서 세대 간 인식 차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울산과 신 감독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 폭행 논란만이 아닙니다. 신 감독이 원정길 버스에 자신의 골프가방을 넣고 다녔다는 소문과 함께 버스 짐칸에 있는 골프백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신 감독은 경질된 뒤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자신은 구단 수뇌부의 '바지 감독'이었고, 선수들이 자기 말을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8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김판곤 감독을 대신해 울산의 소방수로 긴급 투입됐으나, 선수들과 갈등의 골만 깊어지며 불과 2개월 만에 사령탑에서 물러났습니다. 신 감독이 팀을 떠난 직후 울산 주장 이청용이 전훈 기간 골프 의혹에 휩싸인 신 감독을 겨냥하는 듯한 골프 세리머니를 펼쳐 논란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정승현과 울산 선수단은 앞으로 추가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며, 구단 차원에서도 신 감독의 주장을 반박할 자료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축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개인 간 갈등을 넘어 한국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권위주의 문화와 세대 간 인식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울산은 지난 30일 제주 SK와의 최종전에서 0-1로 패했지만 9위로 간신히 1부 리그 잔류를 확정했습니다. 시즌 내내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치욕적인 한 해를 보낸 울산으로서는 이번 폭행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팀 분위기 쇄신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이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한국 축구계의 지도자-선수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Copyright ⓒ 원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