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프로에서 축구를 오래 했지만, 올해는 유독 많이 배운 한 해였다."
프로축구 K리그2(2부) 인천 유나이티드의 베테랑 수비수 이주용(33)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뒤 윤정환 감독의 칭찬 대열에 합류했다.
이주용은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11 왼쪽 수비수 부문 수상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14개 구단 중 감 9표와 주장 10표(이상 반영 비율 30%), 미디어 121표 중 76표를 얻었다. 환산점수 65.84로 수원 삼성 이기제(21.46), 전남 드래곤즈 김예성(12.70)을 제치고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주용은 올 시즌 36경기에서 5도움을 기록하며 공수에 걸쳐 맹활약했다. 팀 내 최다 태클 성공(31회)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고, 올 시즌 K리그2에서 크로스를 100회 이상 기록한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성공률(32.8%)을 보여주는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주용은 시상식을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서 본지와 만나 "커리어 첫 베스트11이다. 사실 우승을 한 뒤 우승팀에 수상자가 많이 돌아가는 편이라 나름 기대를 했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오전부터 기사가 나와서 긴장감은 없어졌다. (웃음) 편안한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인천 유스인 대건고를 졸업한 이주용은 2014년 K리그1(1부) 전북 현대에서 데뷔해 입대 시기를 제외하면 줄곧 1부리그 무대를 누볐다. 2022년에는 전북에서 인천으로 임대돼 한 시즌을 소화했다. 그는 2023년부터 2시즌 동안 제주 유나이티드(현 제주 SK)에서 활약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2로 강등된 친정팀 인천으로 돌아왔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으나 팀의 우승과 개인 통산 첫 베스트11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주용은 "동계 훈련을 마친 뒤 내부에서는 우승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게임 모델이 잘 입혀졌고, 시즌 내내 준비했던 게 잘 나와서 결과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며 "주장 이명주 형을 비롯해 선임들이 많이 이끌어줬다. 또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되면서 잘 따라온 게 우승 비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주용은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6월 수원 원정(2-1 승)을 꼽았다. 그는 "우리와 함께 우승 후보였던 수원 상대로 박승호가 2골을 넣고 이겼다. 2경기 연속 경기력과 결과를 갖고 왔다. 그 경기 이후로 우승을 확신했다"고 복기했다.
수비수 이주용은 올 시즌 인천이 최소 실점(39경기 30실점)을 기록한 공을 윤정환 감독에게 돌렸다. 그는 "저도 프로에 오래 있었지만, 인천처럼 체계적인 팀은 처음이다"라며 "훈련 모델을 입힐 때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준비할 수 있는 걸 처음 느꼈다. 그래서 선수들이 인터뷰할 때마다 감독님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구체적으로 "올 시즌 인천은 수비 시 4-4-2, 공격 시에는 백3 기반으로 윗선의 숫자를 다르게 가져갔다. 상대팀별로 대응할 수 있는 게임 모델을 갖고 있어서 경기 중 지시가 들어오면 훈련한 대로 움직였다"며 "감독님은 수비할 때 라인 간격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잡아줘서 공격수들도 수비 가담을 열심히 했다. 축구는 포지션별로 선수들이 각자 역할을 명확하게 알고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준비가 잘 이뤄진 덕분에 확신을 갖고 움직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주용은 윤정환 감독의 선수단 관리에 대해서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2부는 1부와 달리 경기 수가 정해져 있다. 1부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코리아컵 등으로 주중 경기가 있고, 대표팀 경기에 따라 일정이 달라진다. 그런데 2부는 1주일에 1경기라서 인천의 훈련 프로그램 주기화도 컴퓨터처럼 일정했다"며 "그 점이 저를 비롯한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인상적인 시즌을 보낸 이주용은 올해가 지나기 전에 경사를 맞이한다. 그는 "12월에 결혼이라는 큰 숙제가 남았다. 결혼식을 끝낸 뒤 제대로 쉬지 않을까 싶다"며 "이후엔 여행도 가고, 못 본 친구들도 보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면서 휴식을 취할 것 같다"고 고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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