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녕 더봄] 오래 함께할 너만의 '친구'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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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녕 더봄] 오래 함께할 너만의 '친구'에 관하여

여성경제신문 2025-11-30 10:00:00 신고

너를 배신하지 않고, 떠나지 않고, 나이 들어도 함께 자라며, 네가 흔들릴 때마다 제자리로 데려다주는 조용한 '친구'는 세상 어디서든 너를 단단하게 지탱해 준다. /게티이미지뱅크
너를 배신하지 않고, 떠나지 않고, 나이 들어도 함께 자라며, 네가 흔들릴 때마다 제자리로 데려다주는 조용한 '친구'는 세상 어디서든 너를 단단하게 지탱해 준다. /게티이미지뱅크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들아, 오늘은 너에게 ‘친구’ 하나를 사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구나. 사실 이 친구는 사람이 아니다. 너를 배신하지 않고, 떠나지 않고, 나이 들어도 함께 자라며, 네가 흔들릴 때마다 제자리로 데려다주는 조용한 친구. 네가 진심으로 좋아하고 너만의 세계를 만들어 주는 그 ‘무엇’에 대한 이야기다.

살다 보니 인간의 바탕에는 두 가지 감정이 깔린 것 같더라. 두려움과 외로움이지. 알 수 없는 미래 앞에서 늘 조금씩 두렵고, 사람들 속에 있어도 결국 혼자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지.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 곁에 ‘그것’이 하나 있으면 그 시간들이 견딜만해지더라. 아니, 견디는 게 아니라 살아갈 만해지는 것 같아. 나도 그랬고,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하더라.

브루스 스프링스틴이라는 전설적인 록스타가 있어.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는 전설적인 뮤지션인데 이 사람의 또 다른 정체성은 '오토바이 수집가'야. 그의 차고에는 수십 대의 바이크가 있고 투어 중간중간 홀로 헬멧을 쓰고 도로를 달린다고 해. 무대 위의 환호와 스포트라이트가 버거울 때 그는 바이크 위에서 자신을 찾는 거지.

배우 안성기 님도 촬영장에서 그만의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연기는 늘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내는 일이지만, 카메라 뒤에 서면 세상을 오로지 ‘안성기의 눈’으로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세상을 프레임에 담는 일은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시간이었던 거야.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전 총장에겐 산이 그런 친구였다. 세계 외교 무대를 누비면서도 틈틈이 산을 올랐어. 히말라야 트레킹은 물론이고 세계 곳곳의 명산을 다녔지.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크고 작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자리였지만, 세계 어디를 가든 짬을 내어 산에 올랐다고 한다.

산 위의 고요 속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정리하면서, 다시 현실에 내려올 힘을 얻었다는 이야기다. 누가 봐도 숨 막히는 자리에 있었지만, 그는 늘 자기만의 숨구멍을 갖고 있었다.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그렇다. 작가 김하나는 레고를 맞추며 마음을 정리한다. 배우 류승룡은 촬영 틈틈이 스케치북을 펼쳐 그림을 그리며 머릿속을 비운다. 사람들의 기대와 역할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지만, 그 속에서도 자기만의 세계를 지키는 힘은 결국 이런 ‘친구’에서 나온다.

돌아보면 이런 친구 하나가 주는 힘은 참 크다.
그 친구가 있으면,
스트레스를 분산시키는 안전장치가 되어 삶의 균형이 잡히고,
세상이 시끄러울 때 잠시 숨을 고를 아지트가 생기고,
나이 들어도 함께 늙어가는 평생의 동반자가 되어준다.
사람 관계는 멀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오해로 끊어지기도 하지만,
네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그 세계는 결코 널 떠나지 않는다.
20대에 만난 이 친구가 40대, 60대의 너를 더 깊고 풍요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친구는 너의 정체성이 된다.
사람들은 직업보다 취향을 기억한다.
“그 기타 치는 친구”, “사진 좋아하는 선배”, “등산 매니아 형.”
그 작은 세계 하나가 사람을 입체적으로 만들고,
세상 어디서든 너를 단단하게 지탱해 주는 근육이 된다.

아들아, 지금 네 옆에 그런 친구가 있니? 음악일 수도 있고, 글쓰기일 수도 있고, 요리나 러닝 혹은 레슬링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괜찮다. 이미 있다면 놓치지 말고, 바쁘다는 핑계로 멀어지지 마라. 조금의 시간, 조금의 비용이라도 꾸준히 써라. 그건 네 멘털과 삶을 지키는 가장 지혜로운 투자다.

만약 아직 없다면, 서두를 필요는 없다.
너의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시간이 훅 지나가 버리는 것,
더 알고 싶어 괜히 찾아보게 되는 것.
그 작은 신호들에 귀 기울여보면, 언젠가 너만의 친구가 조용히 다가올 거다.

인생은 결국 혼자 걷는 길이지만,
네 옆에 오래된 친구 하나가 있어 주면
그 길이 훨씬 덜 외롭고, 조금은 더 용기 있게 걸어가게 된단다.

사랑한다,
엄마가.

여성경제신문 최인녕 INC 비즈니스 컨설팅 대표 hellencho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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