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錄조조] 소설 연재 안내
본 소설은 현 정세의 사건들을 조조, 손권 등의 인물과 탁류파, 청류파 등의 가상 정치 세력으로 치환하여 재구성한 팩션(Faction)물입니다.
서라, 짐짓 '대의를 앞세우나' 실은 사사로운 이익과 권력을 좇는 자들을 탁류파(濁流派)라 칭하고, 그 반대편에서 '청명한 정치를 부르짖으나' 실은 권문세족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들을 청류파(淸流派)라 부르노라. 현재 탁류파는 여당인 민주당, 청류파는 야당인 국민의힘이니라. 조조(曹操)는 탁류파의 우두머리이자 대선을 통하여 대권을 잡은 당대 제일의 웅걸 명재이였다. 조조의 대적이자 청류파가 밀던 인물은 곧 강동의 호랑이라 불리던 손권(孫權, 열석윤 전 대통령)이었다.
헌제(獻帝)의 연호가 무색하게 천하가 탁류파(濁流派, 민주당)와 청류파(淸流派, 국민의힘)의 다툼으로 인해 어지러운 난세였다. 탁류파의 수장, 승상(丞相) 조조(曹操, 명재이)는 황궁의 통치를 대신하여 실질적인 국정을 운영하며 무너진 기강을 바로잡으려 애썼다. 허나 청류파의 지지를 받았던 전 조야(朝野)의 영수 손권(孫權, 열석윤)이 남긴 혼란의 그림자는 깊었고, 특히 승상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할 중추 기관, 기밀감찰사(機密監察司, 국정원)의 역사는 묵은 때로 얼룩져 있었다.
조조는 취임 후 첫 발걸음으로 이 기밀감찰사를 찾았다. 이는 무릇 모든 국정 운영의 근본을 안보와 정보 역량 강화에 두겠다는 승상의 단호한 의지를 천하에 공포하는 행위였다.
감찰사 좌장 석종이, 묵은 과오를 아뢰다
서력 2025년 11월 28일, 승상 조조는 용상(龍床)을 떠나 황궁 외곽에 자리한 기밀감찰사의 문을 넘었다. 감찰사의 분위기는 마치 폭풍우가 지난 직후의 정원처럼, 비록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으나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좌장(坐長) 석종이(국정원장)는 지난 5개월간의 성과와 운영 방안을 조조에게 소상히 보고했다. 보고의 서두에는 뼈아픈 반성이 먼저였다.
"승상, 소관 감찰사는 과거 지탄받은 어두운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흑막을 드리워 사대부를 감시하고, 문화예술인을 억압했던 죄를 깊이 성찰합니다. 이에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들과 무고하게 간첩으로 몰렸던 백성들에게 사과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오로지 황실과 백성만을 바라보는 정보기관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맹세합니다."
석종이의 보고를 들은 조조는 미간을 찌푸렸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조조는 감찰사가 스스로의 과오를 시정하기 위해 취한 조치들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얼마 전 천하를 뒤흔들 뻔했던 ‘계엄의 난(12·3 비상계엄)’ 상황에서 감찰사가 권력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자체 특별감사를 실시한 점을 들어 치하했다.
조조는 엄중한 목소리로 신하들에게 고했다.
"자네들이 보여준 충성은, 정권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이 아니었음을 알아야 한다. 국가의 기강과 법도에 대한 충성이었다. 정보기관의 직업 윤리란, 바로 위헌적 압력 앞에서 능동적인 중립을 지키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충성이다."
헌법의 칼날: 영구적인 책임의 족쇄
조조는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과거의 불법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영구히 물을 것임을 명확히 하며 감찰사 관료들의 정신을 바짝 들게 했다. 이는 마치 자신이 정한 군율을 어긴 책임을 물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랐던 '단발령(斷髮令)'과 같이, 누구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는 냉철한 법가의 면모였다.
"과거 국가 폭력에 가담했던 범죄에 대한 공소 시효가 조만간 입법을 통해 영구히 배제될 것이다. 시간이 흐른다 한들 그 죄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네들은 이제 본연의 업무에 더욱 엄중해져야 한다. 승상의 치하를 받았다고 하여 과거의 방자함으로 돌아간다면, 그 목숨은 언제라도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백성을 위한 정보기관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혁신하라."
이 발언은 승상의 개혁 의지가 일시적인 정치적 수사가 아님을, 곧 법과 제도의 변화를 통해 영원히 관료들을 억제하는 족쇄를 채우겠다는 서슬 퍼런 경고였다. 감찰사 관리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냉철한 승상의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새로운 전장(戰場): 마약과 성동격서(聲東擊西)의 계책
조조는 감찰사의 오랜 임무였던 북방의 정세 파악이나 내란 방지 외에,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신흥 전선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명령했다.
"이제 천하의 위협은 칼과 창으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천하의 정보를 거머쥘 것이고 백성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독(毒)과 기만(欺瞞)이야말로 새로운 역적들이다."
조조는 최근 캄보디아 대학생을 포로로 잡았던 사건의 주범 체포와 스캠(전자 금융 사기) 범죄 해결에 공을 세운 감찰사의 노고를 치하하며 다음과 같이 주문했다.
"국가 역량을 최대한 투입하여 국내 마약 조직을 단속하고 스캠 범죄를 뿌리 뽑아라. 단순히 몇몇 범죄자를 잡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감찰사가 가진 모든 공세적 역량을 활용하여 '이 나라의 백성은 건들면 손해'라는 인식을 저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맹호의 역린(逆鱗)을 건드리는 자에게는, 그 대가가 무엇인지 처절하게 보여주라!"
마약과 스캠 범죄 단속에 전력을 다하라는 승상의 지시는, 전통적인 북방 안보를 넘어 백성들의 일상생활 안전이라는 비정파적 영역에서 기관의 존재 이유와 정당성을 증명하라는 성동격서의 계책이었다. 백성이 체감하는 성과가 곧 승상의 정치적 기반이 되고, 이는 청류파의 비난 속에서도 조조가 천하 통일을 이뤄가는 명분으로 작용할 터였다.
조조는 마지막으로,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감찰사 소속의 국가 우주 안보 센터를 찾아 브리핑을 청취했다. 이는 정보기관의 활동 영역이 이미 천상의 별자리까지 확장되었음을 천명하는 것이자, 미래 기술과 첨단 정보 역량의 확보가 승상 조조의 통일 대업에 있어 핵심 축임을 선언하는 행위였다.
새로운 각오와 국가의 이목(耳目)
조조의 감찰사 방문은 격려와 질책, 그리고 임무의 재정립이라는 세 가지 칼날로 구성되어 있었다.
"자네들은 국가의 이목(耳目)이다. 눈이 흐리면 발이 헛디딜 것이고, 귀가 막히면 대군이 패배하듯, 국가가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할 것이다. 새로운 각오와 큰 사명감을 가져달라. 국정원이 바로 서고 본연의 역할을 다할 때, 이 나라가 얼마나 더 나아지는지를 천하 만민에게 증명해 보이라!"
이날 승상의 발언은 조조가 단순한 권력 찬탈자가 아닌 혼란한 천하를 바로잡고 새로운 기강을 세우려는 '난세의 영웅'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서막이었다. 감찰사 관리들은 승상의 호령에 따라, 묵은 과거의 그림자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전장에서 싸워야 하는 중대한 책무를 부여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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