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전국 성인 2,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혈관질환 성차 인지도 조사 결과, 국민 대다수가 성별에 따른 증상과 위험요인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사망원인 1위, 인지율은 20%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20%만이 심혈관질환이 여성의 주요 사망 원인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남성과 여성의 심혈관질환 증상이 다를 수 있다는 데 동의한 비율도 23.5%에 그쳤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발생 시 성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축적되고 있지만, 일반 국민의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지역별로는 전북이 다른 그룹에 비해 인지율이 낮았다.
질환 진단 여부 및 가족력 여부에 따라서도 인지도 차이가 나타났으며, 흡연 및 음주 여부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교육 필요성은 높지만 접근성은 낮아
응답자의 60% 이상이 성차를 고려한 심혈관질환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혈관질환 정보나 교육 여부
그러나 최근 1년간 성별 차이를 고려한 심혈관질환 정보나 교육을 접한 경험은 매우 낮았다.
“전혀 본 적 없다”는 응답이 68.9%, “가끔 본다”는 27.0%, “자주 본다”는 4.1%에 불과했다.
이는 관련 교육과 홍보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결과로, 성차 의료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별 맞춤형 접근 필요성엔 공감
심혈관질환 예방 및 치료에서 성별에 따른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동의했다.
특히 여성의 동의율이 65.4%로 남성(59.2%)보다 높게 나타나, 여성들이 성차 의료의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성차를 고려한 사회적 관심이나 지원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응답(29.3%)이 “충분하다”는 응답(27.7%)보다 높았다.
이는 사회적 관심과 지원의 강화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2028년까지 진료지침 개발
질병관리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차기반 심혈관계질환 진단·치료기술 개선 및 임상현장 적용 연구 과제를 지원하고 있다.
2025년 5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진행되는 이 연구는 고려대 안암병원 박성미 교수가 연구책임자로 참여한다.
연구팀은 허혈성심장질환, 심부전, 급성심근경색,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세부질환별 레지스트리와 코호트 연구, 병원임상자료, 공공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성차요인을 발굴하고 기전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박성미 교수는 “여성에게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간과하거나 남녀 위험 요인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성차 의료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지도 부족은 적절한 예방과 조기 대응을 어렵게 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차 기반 연구를 강화하고, 임상 현장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가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한 성차연구 지원 및 인식도 개선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진료지침과 권고안 등의 형태로 체계적으로 정리해 의료 현장에 배포될 예정이며, 향후 공청회, 심포지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연구 성과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지도 조사 자료는 국립보건연구원 누리집에 공개돼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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