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금속, 플라스틱을 모두 아우르는 최첨단 적층 제조 기술
항공 우주, 방산 분야 연구 기대
적층 제조 전주기 포괄하는 폭넓은 연구 역량 주목
한때 일반인들 사이에서 3D 프린터 붐이 일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붐이 사그라들었다. 비싼 가격, 플라스틱만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의 한계와 결과물의 사용 효용성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며 취미용이라기엔 가성비가 맞지 않았다. 하지만 적층 제조 기술은 연구 현장의 주요 주제고, 산업 현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대세 기술이다. 재료도 점점 확장돼 현재는 사람 장기를 모사하는 바이오 3D 프린팅이라는 최첨단 기술도 등장했다. 대부분은 3D프린팅을 도구로 사용하는데, 3D프린팅을 메인으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그룹이 있다. 적층 제조 분야 최첨단 기술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신진연구자, 박성제 교수를 만나 봤다.
국내외의 다양한 경험과 산업 현장 중심의 적층 제조 연구 경험
2025년 9월 신임 교원으로 임용돼, 이제 막 교수로서 발걸음을 뗀 박성제 교수, 그가 자신 있게 인터뷰에 임할 수 있었던 건, 적층 제조 기술에 대한 오랜 경험과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3D프린팅의 비전을 알리고 싶어서다. 국내 대학에서 적층 제조 기술을 메인으로 연구하는 연구그룹은 희소하며, 특히 플라스틱과 금속 그리고, 플라스틱 금속 하이브리드 구조 모두를 다룰 수 있는 연구그룹은 더 희귀하다. “경상국립대는 항공 우주와 방산 분야에 특성화된 훌륭한 역량을 갖춘 대학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적층 제조(3D프린팅) 기술이 항공, 방산 산업의 핵심 제조 기술로 자리 잡고 있는데, 저 역시 이 분야를 연구해온 연구자로서 이러한 산업적 흐름과 학교의 방향성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기회로 제 꿈인 교수라는 자리에 올 수 있어 영광입니다” 그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3D프린팅 제조혁신센터에서 석박사 학생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이후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TU)의 Singapore Centre for 3D Printing(SC3DP)으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연구 환경에서 경험을 쌓았다. “학생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공정 기술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이 시기에 소재 및 공정의 최적화, 장비 개발, 금속-폴리머 복합 구조물의 제조, 적용 연구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며 실용적 기술 개발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공정 모니터링, 시뮬레이션 기반 금속-폴리머 하이브리드 구조의 설계, 식품 프린팅 등 다양한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라며 덧붙여 박성제 교수는 “적층 제조 기술을 국내외 현장에서 꾸준히 탐구하며 쌓아온 일관된 연구 여정이 교수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기술을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는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3D프린팅
연구실명을 굉장히 고심했다는 박성제 교수는 X의 상징성을 소개했다. “현재 저는 X Additive Manufacturing Lab(XAM Lab)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X’는 수학에서 미지수를 의미하듯, 연구실의 구성원 각자가 가진 가능성과 역량에 따라 다른 의미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Hybrid, Advanced, Smart, Recycle, Functional, Intelligent 등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연구실의 ‘X’는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성장의 방향을 상징합니다. XAM Lab은 단순히 기술을 다루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X’를 찾아가며 자신만의 연구 정체성과 비전을 확립할 수 있는 연구실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기자는 무한한 상상을 따라 기술의 한계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는데, XAM 연구실만의 유니버스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자기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3D프린팅에 학생들의 관심도 많아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의 연구실은 많은 학생으로 붐볐다. 연구실은 항공 우주, 방산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적층 제조 연구 과제를 계획 중이다. 항공 우주 및 방산 부품의 적층 제조 기술 개발, 우주공간에서의 적층 제조 가능성 탐색, 우주 환경에서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적층 제조 기술 등을 주요 연구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박 교수는 “향후 항공 우주 산업의 핵심 과제인 경량화, 고신뢰성, 자원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기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 국내외 연구기관 및 산업체와 협력하여, 경상국립대학교가 항공 우주, 방산 분야 적층 제조 기술의 연구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인 ‘X’를 발견할 수 있게 함께 고민
연구실 장점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박 교수는 “XAM Lab의 장점은 금속과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공정 최적화, 구조 설계, 후처리 및 평가, 공정 모니터링, 그리고 산업 응용에 이르기까지 적층 제조 전 주기를 포괄하는 폭넓은 연구 역량에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적층 제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시제품이나 모형을 만드는 기술로만 인식됐는데, 최근에는 미래 제조산업의 핵심 기술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AI 기반 적층 제조 등 산업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주제에 흥미를 보이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내장형 QR 코드, 페트병을 활용한 재활용 기술 등 학생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3D프린팅으로 현실이 되는 걸 직접 마주하며, 연구자의 꿈을 꾼다. 물론 박 교수는 완벽한 결과보다 성장의 과정에 방점을 두고 학생들을 교육하지만, 학생들은 성공의 경험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박 교수는 지금은 학부 연구생들이지만, 연구에 심도를 더할 수 있는 대학원 진학을 학생들에게 권하며, 앞으로 더 많은 학생이 3D프린팅을 접할 수 있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생들이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제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때, 가장 좋은 연구가 나온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면서, 자유로운 사고 속에서 의미 있는 연구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기자가 찾은 날, 학생들의 서프라이즈가 있었다. 박 교수 생일을 앞두고, 학생들이 박 교수 그림이 그려진 케이크를 준비한 것이다.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고, 사람을 중시하고 정을 중시하는 지도교수의 마음씨가 학생들에게도 전해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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