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스마트폰 마지막 책임자’, 지주사 2인 체제 주인공 됐다… 권봉석 체제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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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스마트폰 마지막 책임자’, 지주사 2인 체제 주인공 됐다… 권봉석 체제의 명암

뉴스로드 2025-11-28 18:03: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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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지훈 기자]
[사진=최지훈 기자]

LG그룹의 2026년 정기 임원이 발표되면서 그룹 지배구조는 사실상 ‘구광모 회장–권봉석 부회장’의 2인 체제로 압축됐다.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모두 용퇴를 택하면서, ㈜LG 내에서 부회장 직함을 가진 인물은 권봉석 부회장 한 명만 남았다. 이로써 LG는 의사결정 단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방향타를 꺾었고, 그 중심에는 스마트폰 철수의 최종 집행자이자, 현재 LG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관통하는 인물인 권봉석이 서게 됐다.

권 부회장은 LG 내에서 희귀한 이력을 갖고 있다. HE(TV)사업본부장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던 2018~2019년, 동시에 MC사업본부를 겸직하며 스마트폰 사업 정상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누적 적자 5조원, 23분기 연속 적자라는 구조적 한계를 넘지 못했고, 결국 2021년 스마트폰 사업(MC사업본부) 완전 철수 결정을 이사회에 상정·집행한 책임자다.

이 철수 과정에서 상당수 MC 출신 임원들이 그룹을 떠났지만, 2025년까지 LG그룹 임원으로 남아 있는 인물은 권봉석 단 한 명이다. 사업을 접은 총책임자이면서도, 동시에 이후 LG전자 CEO와 ㈜LG 부회장까지 오른 사례는 그룹 내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

스마트폰 철수는 권 부회장의 리스크이자 동시에 그의 가장 큰 자산이다. 손익을 정상화하는 방향의 결단이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실패한 사업에 대한 최종 책임을 오롯이 지고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남아 있다. LG전자가 신사업 논쟁이나 대규모 투자 판단에 직면할 때마다, “그때 스마트폰을 접었던 그 사람”이라는 비판 포인트는 언제든 재부상할 수 있다.

더 큰 리스크는 권력 구조의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지주사 부회장뿐 아니라 LG전자·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4곳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동시에 맡고 있다. 지주사 중심 포트폴리오·자본배분 전략의 설계자이자,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에도 모두 참여하는 구조다. 이는 효율성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ESG·스튜어드십 기준에서 볼 때 오버보딩(overboarding) 위험, 즉 견제 기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

만약 지주사가 내세우는 자사주 소각·배당성향 확대·ROE 8~10% 달성 등 ‘주주가치 제고’ 전략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책임은 자연스럽게 지주–계열사 4곳을 관통하는 단일 축, 권봉석 부회장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LG의 미래 성장 서사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스마트폰 철수 이후 가전·전장·TV 중심의 포트폴리오는 안정됐지만, AI·바이오·클린테크로 이어지는 신성장 축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드러내지 못했다. 산업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LG가 ‘탈(脫)전통 제조업’의 성장성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권봉석 부회장 체제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특히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대규모 투자와 사업 선택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단일 축에 모인 책임은 그대로 부회장 개인의 리스크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권봉석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최종 집행한 책임자이자, 그 결단을 계기로 지주사 중심 재편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상반된 존재다. LG는 그를 중심으로 2인 체제를 굳혔지만, 권 부회장에게 향하는 책임과 리스크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지금 남은 과제는 ‘사업 재편 이후의 성장’을 어떻게 증명하느냐에 있다. LG의 다음 장(章)은 그 해답이 실제 성과로 나타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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