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생성형 AI가 보험 전 업무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업계가 기술 도입 경쟁을 넘어 운영의 신뢰성과 위험 통제가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28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 세미나에서 ‘AI와 보험 공존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는 보험업에서 AI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주요 위험요인과 운영 체계 전반을 점검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첫 발표자인 렛티 신 AIFT 부전략대표는 생성형 AI 도입이 상담·안내·언더라이팅·내부 문서 작성 등 보험사 업무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정보유출·프롬프트 조작·편향적 판단 등 새로운 유형의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보험은 민감 정보가 집중된 산업이기 때문에 오작동의 파급력이 크다”며, 기존 보안 체계만으로는 AI 입력·출력 단계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신 부대표는 악성 프롬프트가 의도치 않은 정보 접근을 유도하거나, 모델 편향이 특정 연령·직업군에 불리한 결과를 반복 생성하는 상황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전통적인 방화벽이나 접근관리로는 이러한 위험을 차단하기 어려운 만큼, AI 전용 방어막과 검증 체계를 별도로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유승재 페르소나AI 대표는 AI가 보험사 조직의 업무 방식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표준화된 상담 업무는 이미 자동화 단계에 진입했고, 가입 권유나 대출 상담, 청구 심사 등 복잡한 의사결정 영역에서도 AI 기반 협업 구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러 AI가 역할을 분담해 협력하는 A2A(Agent-to-Agent) 방식은 단일 챗봇을 넘어 보험사의 운영 구조를 새롭게 구성하는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 대표는 향후 과제로 사람과 AI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H2A(Human-to-Agent)’ 협업 체계를 제시했다. 단순 반복 업무 자동화를 넘어, 어떤 판단을 AI에 맡기고 어디에서 인간의 감독을 유지할지에 대한 경계 설정이 보험사의 주요 경영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세미나는 AI 도입이 보험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위험을 증가시키는 양면성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 발표자들은 기술 확대가 이미 산업 전반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보다 예측 가능한 위험을 관리하고 검증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보험업 특성상 AI를 ‘전면적 대체 기술’로 보기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간의 개입과 책임성이 여전히 핵심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이동욱 삼성화재 AI혁신파트장은 금융기관의 AI 활용이 단순한 서비스 개발 차원을 넘어 전략적 판단과 직결된다는 점을 짚으며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서비스를 검토할 때도 모든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만큼, 적용 범위와 방식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훈철 DB아이앤씨(DB Inc.) 센터장은 AI를 경영 효율성이나 수익성 중심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경계했다. 그는 “기술을 단순한 이윤 창출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도구로 바라본다면, AI와 사람이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하는 방향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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