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여전채 금리가 3%대 초중반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어 카드사의 조달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해진 가운데 자금 조달 여건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조달금리 수준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부터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몰려 있는 만큼 금리 흐름이 카드업계 전반의 비용 구조에 미칠 영향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오지 않으면서 여전채 금리의 추가 하락 여력도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조달환경이 상반기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연말 이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주로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채권평가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3년물 AA+ 금리는 최근 3.29% 수준을 기록하며 3%대 초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말 3.177%까지 올랐던 금리는 올해 5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2.725%까지 내려갔지만, 하반기 들어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승 흐름이 뚜렷해졌다. 이달 들어서는 3%선 위에서 거래가 고착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한국은행의 결정이 향후 여전채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고채 금리 자체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데다, 카드사의 대손비용 증가와 수익성 둔화로 신용 위험이 커지면서 여전채 금리도 그만큼 낮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금리가 움직여도 여전채 금리가 충분히 따라 내려가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카드업계의 비용 부담도 늘고 있다. 대손비용은 지난해 약 1조5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643억원으로 증가했다. 마케팅 비용 확대와 가맹점수수료 수익 감소가 겹치면서 수익 기반이 약해진 가운데 조달금리마저 3%대에서 유지되자 비용 구조 전반에 압박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카드업계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사채 만기 도래 구간에 진입하는 만큼, 금리가 0.05~0.1%p만 움직여도 조 단위 조달 규모에서는 부담 증가폭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카드사의 국내 회사채 조달 비중은 71.5%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해외 조달 여력이 크지 않은 만큼, 국내 금리 환경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조달금리가 내려가지 않는 상황은 내년 상반기 차환 전략에도 부담을 줄 것이다.
상명대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는 'KOCAS Conference 2025'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시장 금리의 대폭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카드사의 실적 부진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과 여전채 수요 부족 등으로 채권시장의 조달 여건이 제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내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은 구조는 시장 상황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카드사의 조달비용 부담 증가로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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