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보험업계가 암·뇌·심장질환을 정조준한 '3대 질병 집중 보장상품'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고객 수요가 중증질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건강보험 시장의 중심축이 종합보장에서 핵심 보장 위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년동안 뇌혈관질환 진료비는 30.3%, 허혈성심장질환 치료비는 38.5%가 늘었다. 이제 3대 질환(암·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은 고령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대가 직면한 위험 요소가 됐다는 이야기다.
이에 보험업계 안팎에선 암 보장은 충분지만 뇌·심장 질환의 보장이 취약한 ‘보장 불균형’이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또한 의료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가입자들은 종합보장이 아닌 실제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핵심 보장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신규 시장에서는 중증질환 특화 상품이 빠르게 선택지를 넓혀가고 있다.
◆ 반복 보장·고액치료비 보장 확대…보험사 "3대 질환 상품 설계 진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보험사들은 기존 암보험에 그치지 않고 뇌혈관 질환이나 심장 질환까지 보장 영역을 확대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상품들은 진단비·치료비·재활비를 패키지로 구성하고, 동일 질환에 대한 반복 보장까지 지원하며 고액 치료비에 대한 실질 보장력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KB손해보험이 선보인 ‘KB 딱좋은 요즘 건강보험’은 종합플랜·뇌심플랜·간병플랜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암·심장·뇌혈관질환 등 3대 질환 진단비 중심의 보장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상급병실 보장과 국립암센터 치료비 보장을 포함만하며, 성 질환자도 일부 특약에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교보생명이 출시한 ‘교보3밸런스보장보험(무배당)’은 사망 보장은 물론 3대 질환 진단 시 주요 치료비가 암과 2대 질환(뇌혈관질환, 허혈성심장질환)에 대해 각각 연 1회씩 최대 10년간 반복 보장한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무배당 흥굿(Good) 선(先) 넘은 3대질병 보장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3대 질병에 대한 치료비 보장을 강화했다. '암주요치료비' 담보의 경우 암 직접 치료에 쓰인 급여나 비급여 의료비에 대해 10년간 17억원까지 치료비를 지급한다. 2대질병주요치료비 담보는 뇌혈관질환이나 허혈성심질환 치료비를 10년간 최대 7억원까지 보장한다.
신한라이프 역시 암·뇌혈관질환·허혈성심장질환 등 3대 중대질병을 고객 생애주기에 맞춰 폭넓게 보장하는 '신한 (간편가입) 종신보험 밸런스핏(Fit)'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주계약에 가입하면 보험료 납입 기간 중 암이나 중증갑상선암·뇌혈관질환·허혈성심장질환 진단을 받거나 50% 이상 장해 판정을 받을 경우 보험료를 더 이상 내지 않아도 된다.
납입이 면제되지 않은 경우에도 납입을 모두 마친 뒤 3대 질병(제자리암·경계성종양 제외)에 걸리면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주요 치료비와 함께 간병인 입원비(2형 상품 한정)까지 새로 보장받을 수 있다. 3대 질병 연금 전환 특약의 연금 전환 조건을 충족하고 계약자가 계약을 연금으로, 특약의 약관에서 정한 3대 질병 진단 확정 시 10년동안 매년 기본 연금액의 3배를 준다.
◆ 업계 "상품 설계력·데이터 역량이 시장 판도 좌우할 변수"
업계에서는 3대 질병 집중 보장상품의 확산이 단순 유행이 아니라, 시장 구조 전환의 전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디지털 기반 진단·치료 기술도 고도화되면서 암·뇌혈관·심장질환 등 중증질환 보장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종합보장형 상품보다 핵심 질환에 집중한 맞춤형 보험이 소비자와 보험사 모두에게 효율적인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보험업계는 향후 단순한 보장 범위나 보험료 수준을 넘어, 상품 설계의 정교함과 데이터 기반 리스크 분석, 언더라이팅 역량 등과 같은 기술적 요소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의료비 상승과 재발 위험을 반영한 다회·장기 보장, 비급여 치료 보장의 확대가 가능해지면서, 중증질환 중심 보험이 장기적으로 시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검진 정보와 만성질환 데이터를 반영한 데이터 기반 언더라이팅과 상품 설계가 보험사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며, "연령·직업·건강지표별로 보험료를 세분화하는 것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장년층은 예상치 못한 고액 치료비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 크고, 젊은 세대는 조기 대비 인식이 강화되면서 3대 질병 보장을 찾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소비자층 확대로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