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제사상과 비빔밥에 빠지지 않는 익숙한 나물인 고사리가 과거 서양에선 '악마의 풀'로 불렸다는 사실?
고사리는 잎 뒷면의 아주 작은 포자낭에서 포자를 만들어 번식하는데요. 이 포자들은 눈에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미세해 예전 사람들 눈에는 마치 '씨앗이 없는 식물'처럼 보였습니다.
꽃도 씨앗도 보이지 않는데 숲 여기저기에 저절로 돋아나는 듯한 모습은 옛 유럽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했죠.
그래서 유럽 민속에서는 밤이 가장 짧은 날인 성 요한 전야 자정에만 고사리의 보이지 않는 씨앗이나 꽃이 나타나며 그것을 악마가 먼저 낚아채 간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반대로 사람이 악마보다 먼저 그 씨앗을 손에 넣으면 투명인간이 되거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괴소문도 퍼졌죠.
16세기에는 이 풍습을 미신·마술적 행위로 간주해 고사리 씨를 모으는 것을 금지하는 교회 규정을 내렸다는 기록도 남아있습니다.
서양에서는 '악마의 풀'로 불렸던 고사리가 한국에선 그저 소박한 나물 반찬이라니, 같은 식물도 문화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는 모습이 재밌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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