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충돌’ 박범계·박주민 벌금형 구형…각각 400만원·300만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왼쪽), 박주민 의원이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결심공판에 각각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응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검찰이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에게 400만원을, 같은 당 박주민 의원에게는 300만원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김정곤 부장판사)는 28일 공동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박범계·박주민 의원과 이종걸·표창원 전 의원, 대통령실 김병욱 정무비서관, 보좌관 및 당직자 등 10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결심 공판은 검찰의 기소 뒤 5년 10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른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2019년 4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법안,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법안 등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지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물리적으로 충돌한 사건이다.

이들은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때 법안 신속 안건 처리와 접수를 가로막은 당시 자유한국당 당직자 등을 폭행하고 상해를 입힌 혐의(공동폭행, 공동상해 등)로 지난 2020년 1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박범계 의원에 대해 벌금 400만원을, 박주민 의원에 대해서는 300만원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지 않는 형량이다.

검찰은 이날 함께 기소된 김병욱 정무비서관에게는 벌금 1500만원, 이종걸 전 민주당 의원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이들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보좌진과 당직자에게도 200만~1200만원의 벌금형이 구형됐다.

이날 박주민 의원은 결심공판에 출석하며 “당시 상황은 국회법에 따라 안건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서 처리하려는 저희들의 정당한 행동을 (자유한국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막으려 했던 국회법 무력화 시도였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의원도 “윤석열 검찰에 미운 털이 박힌 저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구색 맞추기, 선별적 보복 기소”라며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등의 국회법 위반 사건과 비교하면 저와 동료 사건은 100분의 1 사이즈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일 법원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당시 국회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당시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전·현직 의원, 보좌관, 당직자 전원에게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지 않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전날 남부지검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함에 따라 사건에 연루된 국민의힘 현직 의원과 지자체장 등도 모두 공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나경원, 윤한홍 의원 등은 항소했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이후 진행될 재판에서 이들의 형량은 1심 보다 커질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