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취항 지구 15바퀴 돌며 축구장 7만개 면적 조사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지난 30년간 우리 바다를 누비며 해양조사와 수색구조 업무를 맡아왔던 국립해양조사원 소속 '해양2000호'가 긴 항해를 마치고 현역에서 물러난다.
해양조사원은 28일 오후 부산항 제5부두(관공선 부두)에서 해양조사선 해양2000호 퇴역식을 한다고 밝혔다.
1996년 취항한 해양2000호는 지난달 20일 최종 임무를 수행하며 30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 기간 약 60만㎞, 지구 열다섯 바퀴를 항해하며 대한민국 국토의 약 6배(축구경기장 7만개 크기)에 해당하는 면적을 조사했다.
해양2000호는 길이 89m, 2천t급으로 연안부터 원양까지 광범위한 해역에서 국가해양기본조사, 해류·수온·염분 분포 등 해양물리조사, 국가 간 해양경계획정, 기초자료 취득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2006년 공군 전투기, 2012년 바지선, 2019년 소방헬기 수색과 2023년∼2024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모니터링 조사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수색구조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해양조사원은 해양2000호가 지난 30년간 확보한 해저지형·해양 물리·환경 자료가 우리나라 관할 해역 관리, 주변국과의 경계획정 협의, 해양자원 관리 등 주요 정책 수립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퇴역식은 해양2000호의 헌신과 성과를 기리고 새로운 해양 조사선 시대의 출발을 알리는 의미를 담는다.
행사는 기념사와 역대 선장에 대한 기념패 수여, 1996년 취항 당시 김영삼 대통령 기념사 영상 시청, 선내 투어 순으로 진행된다.
해양2000호를 뒤이을 차세대 친환경 해양조사선 '온바다호'는 내년 1월 인도받아 시험운항을 거쳐 내년 6월 21일 '해양조사의 날'에 맞춰 취항하기로 하고 막바지 건조 단계에 있다.
'온바다호'는 최신 조사 장비와 친환경 추진체계를 갖춰 해양조사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정규삼 해양조사원장은 "차세대 친환경 선박인 '온바다호'가 해양2000호를 대체해 해양조사 기능을 확대하고 해양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joseph@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