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지난 27일 오후 한화오션 본사와 하청업체 1곳에 대해 대대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압수수색은 지난달 17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발생한 하청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한 추가 증거 수집을 위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경찰청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인력 40여 명을 투입했다.
당시 노동자 사망사고는 LNG 운반선 시스템 발판 조립장에서 선박 작업대 발판 구조물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하청업체 소속 60대 노동자가 선박 구조물에 깔려 숨졌다.
사고 직후 고용노동부는 해당 작업 구역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입건했다.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한화오션 대표이사를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이날 대규모 압수수색은 지난 26일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제출한 사고관련 동영상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함인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게차 사고 관련 자료인지 알 수 없다.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는 지난달 17일 사망사고보다 앞서 조선소 야드에서 이동하던 7t 지게차가 업무용 트럭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지게차의 포크(짐을 싣는 발 부분)가 트럭 측면을 뚫고 운전석과 뒷좌석 내부를 관통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포크가 간발의 차로 운전자와 동승자를 비껴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직후 한화오션 노조는 사고가 난 작업에 투입되던 지게차 18대에 대해 작업중지권을 발동하고 사측에 트럭 운전자와 동승자의 트라우마 상담을 비롯한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최근 유사 사고가 빈번하고 이번 사고는 인명 피해만 없었을 뿐 잠재적 위험이 크다는 점을 노조는 중지 근거로 들었다.
지게차 가동이 멈추면 자재 운송이 끊겨 선박 건조 공정이 일시 중단된다. 사측은 지게차 운전사와 신호수 간 손동작 표준 신호 교육, 무전기 지급 등 재발 방지 대책안을 내놨고 노조는 다음날 사고 지게차를 제외한 나머지 지게차의 작업 중지를 해제했다.
한화오션 사업장 내 지게차 사고는 지난해 15건, 올해 8건이 발생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지난 26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월 17일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크레인 조작이 중대재해를 야기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확보한 사고 동영상을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재출하면서 관련 중대재해에 대한 철저한 사고 조사를 촉구했었다.
이들은 “10월 17일 중대재해 사고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이 있었으나 사고조사 과정에서 동영상 관련 내용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지회는 사고 동영상을 입수했고 이를 면밀히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영상을 본 결과, 크레인 조작이 중대재해를 야기했을 거라는 합리적 의혹을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바닥에서 90도 직각으로 세운 철 구조물이 다시 바닥으로 쓰러져 중대재해가 발생하는데 크레인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크레인의 훅 블록이 움직였다면 실링벨트를 통해 그와 연결된 철구조물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둘의 상관 관계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작업은 타워크레인의 후크블록에 연결된 실링벨트와 철구조물에 연결된 실링벨트를 샤클로 서로 연결, 철 구조물을 수직으로 세운 후 다시 샤클을 풀어 크레인과 철 구조물의 연결을 해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때 샤클을 풀기 위해서는 샤클을 작업자의 눈높이 정도까지 내리게 된다. 이것이 평소의 작업방식”이라면서 “그런데 샤클이 작업자의 눈높이 정도에 있으면 어떤 이유로든 철 구조물이 쓰러진다고 하더라도 크레인과 연결된 실링벨트의 장력 때문에 완전히 바닥으로 쓰러지지 않고 중간에 멈출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샤클은 사람 눈높이보다 아래쪽으로 바닥 가까이 내려와 있었고 이에 철구조물은 중간에 멈추지 않고 바닥으로 쓰러졌다는 것이다.
한화오션 측은 "해당 영상은 관계기관에 이미 제출해서 조사하고 있는 영상"이라면서 "관계기관이 요청한 자료는 모두 제출하는 등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중대재해 발생 40일 만에 첫 압수수색"이라며 "대기업에서 이 시간은 법률전문가를 동원하여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해 놓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화오션에서는 중대재해 외에도 지난해 모두 2499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올해 9월 기준으로 1654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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