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새 수장 '가전통' 류재철…신사업 사장단 전진배치(종합)

[이데일리 조민정 공지유 기자] LG전자(066570)를 이끄는 새로운 수장으로 ‘가전 전문가’ 류재철 사장이 선임됐다. 그는 재직 기간 중 절반 이상을 연구개발(R&D)에 보낸 기술형 리더로 손꼽힌다. 37년 LG맨으로 미래 성장을 다진 조주완 최고경영자(CEO)는 용퇴했다. 주력사업인 전장, 냉난방공조(HVAC)을 담당하는 사업부장들은 모두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진=연합뉴스)

LG전자는 27일 이사회를 거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6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사장 2명, 부사장 2명, 전무 9명, 상무 21명 등 총 34명(인도LG전자 2명 포함)이 승진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CEO 교체다. 지난 4년간 CEO로 일했던 조주완 사장은 용퇴했고, 그 자리에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사장이 올랐다.

류 신임 CEO는 LG전자의 상징과 같은 가전사업의 베테랑 엔지니어 출신이다. 1989년 입사한 류 CEO는 세탁기 엔지니어로 시작해 다른 가전까지 섭렵했다. 지난 2021년부터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장을 맡아 LG 생활가전을 단일 브랜드 기준 글로벌 1등 지위에 올려놓았다. LG전자 관계자는 “류 CEO는 LG 생활가전의 1등 DNA를 전사로 확산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물러나는 조 사장은 인도 상장 등 굵직한 성과를 남기고 용퇴하게 됐다. LG전자 측은 “조 사장은 재임 기간 기업간 거래(B2B) 등 질적 성장 영역을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하며 미래 성장 기반을 닦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류 CEO가 맡았던 HS사업본부장은 백승태 키친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이 맡는다. 백 부사장은 대외환경 변화에도 글로벌 생산지 전략 정교화 등으로 대응하며 새 적임자로 이름을 올렸다. MS사업본부장, VS사업본부장, ES사업본부장은 그대로 유임했다. 일관된 사업전략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다.

특히 B2B 사업의 양대산맥인 전장과 HVAC사업을 이끄는 은석현 VS사업본부장과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을 모두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신사업을 전면 배치했다.

LG전자는 또 이성진 한국구독영업담당 상무와 정순호 D2C해외영업그룹장 상무 등 9명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이 상무는 국내 가전구독 사업에서 ‘케어’ 차별화로 본질적 경쟁우위를 달성하고 고속 성장에 기여했다. 정 상무는 온라인브랜드샵(LGE.COM) 기반의 글로벌 D2C(소비자직접판매) 사업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글로벌 사우스(신흥국) 핵심 국가인 인도에서 영업, 생산, R&D를 담당하는 황영민 인도HS영업담당 책임, 정용찬 노이다생산법인장 책임, 조성현 인도SW연구소장 책임연구원 등이 상무로 승진했다.

LG전자는 기존 4개 사업본부 체제를 그대로 유지함과 동시에 질적 성장을 견인하는 냉난방공조, 웹OS 등의 성장 가속화를 위한 조직 기반을 새롭게 마련한다. LG전자는 “올해 조직개편은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기민한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조직 효율화와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가속화하는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조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