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장충)=류정호 기자 |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에서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이 의미 있는 반등에 성공했다. 3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주장 허수봉의 표정은 여전히 무거웠다. 팀 승리를 이끌고도 스스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경기력에 고개를 숙였다.
현대캐피탈은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우리카드 원정 경기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3위(승점 16·5승 4패)로 올라섰다. 1위(승점 22·8승 1패) 대한항공과 격차는 승점 6차다.
이날 경기 현대캐피탈의 해결사는 ‘에이스’ 레오였다. 그는 30점, 공격 성공률 70%로 폭발하며 팀을 이끌었다. 신호진 역시 17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 역시 “선수들이 필요한 순간 집중력을 보였다”며 경기력 회복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허수봉은 여전히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이날 14점을 기록했지만 공격 성공률은 50%에 미치지 못했다. 범실은 8개에 달했다. 1세트 17-17에서 서브 범실, 2세트 23-23에서 공격 범실을 범하며 스스로 경기 흐름을 끊기도 했다.
허수봉의 부진은 시즌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이번 시즌 공격 성공률은 49.34%, 공격 효율은 31%로 최근 5시즌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서브도 세트당 0.135개에 그친다. 국가대표 일정과 국제대회로 이어진 혹독한 비시즌 일정을 보냈고, 시즌 초반 체력과 감각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허수봉은 경기 후 취재진 앞에서 스스로에게 가장 냉정했다. 그는 “오늘도 기대치에 못 미쳤다. 주장으로서 팀에 힘이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빨리 제 모습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몸 상태가 나쁘지는 않은데, 작년보다 여러 수치가 떨어져 있다. 해답을 찾지 못해 고민이 크다”고 털어놨다.
현대캐피탈의 팀 스타일 특성도 과제로 남아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리시브 효율 7위(31.56%), 디그 7위, 범실 5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리시브 7위(26.55%), 수비 7위, 범실 3위다. 리시브가 흔들려도 공격력이 이를 덮는 구조였지만, 신펑과 전광인이 떠난 뒤 공격 체계가 정상적으로 구축되지 못한 상태다. 결국 레오와 허수봉의 완전한 컨디션 복구가 팀 전체 화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블랑 감독은 허수봉을 향한 신뢰를 굳게 드러냈다. 그는 “허수봉은 지금 100%가 되는 과정에 있다”며 “새로운 세터와 호흡이 더 맞아가고 자신감을 찾으면 금방 올라올 것이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허수봉 역시 의지를 잃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쉬운 경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못 이길 팀도 없다”며 “부담은 있지만 시즌 후반에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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