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에 위치한 ‘예천 삼강나루 주막’이 최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낙동강 뱃길의 역사와 지역 생활문화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낙동강, 금천, 내성천 세 물줄기가 만나는 삼강나루를 배경으로 1900년경부터 100년 넘게 운영되어 온 이 주막은 당시 나루터 문화와 서민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귀중한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 보부상과 시인묵객의 쉼터, 옛 모습 그대로
삼강나루 주막은 과거 나루를 오가던 나들이객과 보부상들에게는 유일한 쉼터이자 숙식처였으며, 풍류를 즐기던 시인묵객들이 강물과 풍경을 배경으로 시흥을 나누던 장소였다.
건물은 규모는 작지만 주모방, 접객방, 부엌, 마루가 '田'자형으로 압축된 평면 구조를 갖추고 있어 전통 접객 건축의 기능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특히 1934년 대홍수에도 훼손되지 않고 원형이 남아있는 초가 건물이라는 점에서 보존 가치가 높다.
◇ 벽면의 외상 표시 ‘작대기선’, 생활사적 가치 입증
주막 내부에는 당시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흔적들이 다수 발견된다. 부엌 위 다락에 모셔둔 성주단지는 주막의 무탈을 기원하던 가신신앙의 흔적이며, 흙벽에 긁힌 외상 표시 '작대기선'은 당시의 상거래 문화와 서민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드문 자료이다.
또한 주막 주변으로는 마을 입구의 동신목과 남근석, 동제 내력을 기록한 문서 등이 함께 전해져 주막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나루터 공동체의 역사와 삶이 집약된 복합 민속유산임을 입증한다.
◇ 현대적 계승 노력이 지역 축제의 중심지로
삼강나루 일대는 오늘날에도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교류하는 문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해마다 열리는 '삼강나루 축제'는 주막과 나루의 옛 기능을 현대적으로 확장하며 지역문화가 살아있는 형태로 계승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지정을 계기로 삼강나루 주막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관리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뉴스컬처 최진승 newsculture@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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