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겨울철은 화재 위험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다. 주택 내 난방기구 사용 증가, 건조한 대기, 실내 체류 시간 증가가 겹치면서 작은 부주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시기만큼은 우리 스스로의 대비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00~2004년)간 겨울철 화재 발생 비율은 27.7%로 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지만 인명피해율은 30.8%로 계절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겨울철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가 더 커지고 특히 야간이나 밀폐된 실내에서 급격히 확산되기 쉽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5년간 겨울철 화재 원인을 분석하면 전기적 요인(39.6%)과 부주의(41.2%)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해 생활 속 작은 부주의가 큰 비극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또 겨울철 인명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주거시설로 분석돼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 장치가 바로 집 안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에서 주택용 소방시설, 즉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는 대형 피해를 막는 가장 확실한 장치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연기를 가장 먼저 감지해 경보를 울리기 때문에 잠든 가족을 깨워 대피 시간을 확보하게 해 인명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치다.
특히 겨울철 주택 화재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이 연기 질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감지기의 설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소화기 또한 초기 화재 진압에 있어 가장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불씨가 번지기 전에 소화기 한 번의 분사로 큰 피해를 막은 사례가 반복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가정에서 소화기가 보이지 않는 곳에 방치되거나 아예 설치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시민 여러분께 반드시 실천을 당부드린다. 첫째,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모든 방과 거실에 설치하고 월 1회 작동 점검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감지기는 설치가 매우 간단하고 건전지 교체만으로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어 유지 부담이 거의 없다. 특히 고령자·어린이 거주 가정은 경보음이 초기 대피 행동을 유도해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둘째, 소화기를 눈에 잘 보이는 장소에 비치하고 사용법을 가족 모두가 숙지해야 한다. 주방, 현관 등 접근성이 좋은 곳에 비치하면 돌발 상황에서도 빠른 대응이 가능하며 초기 1분의 대응이 전체 피해 규모를 결정짓는 만큼 그 효과는 매우 크다.
특히 주거시설이 겨울철 인명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라는 점에서 소화기 비치는 생명을 지키는 최소한의 준비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값비싼 안전장비가 아니다. 조금의 관심과 작은 실천만으로 가족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비책이다.
이번 불조심 강조의 달을 계기로 모든 시민이 우리 가정의 안전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와 점검을 생활화하는 데 동참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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