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산길’은 멀다…교통약자 증가에도 궤·삭도·항공기 이동편의시설 미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고령자를 중심으로 교통약자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률이 일부 개선됐지만 궤·삭도·항공기 등 특정 교통수단의 낮은 기준적합률과 보행환경 개선 미비 등이 여전히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교통약자 수는 총인구 5122만명 중 1613명(31.5%)으로, 2023년 교통약자 수에 비해 26.4만명 증가했다. 특히 사회가 고령화됨에 따라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53만명 증가했고, 영유아동반자(16.6만명↓)와 어린이(6.2만명↓)는 일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제25조에 따라 2년마다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실태조사에서는 기준적합률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률은 2022년보다 4.2%p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교통수단, 여객시설, 도로 등을 대상으로 한 이동편의시설의 기준적합 설치율은 79.3%로 조사됐다. 여기서 이동편의시설이란 장애인용 승강기, 임산부 휴게시설 등을 말한다.

전자문자안내판, 목적지 표시, 휠체어승강설비, 교통약자용좌석 등 교통수단의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은 87.1%로, 2022년 조사 대비 7.4%p 상승했다.

교통약자들이 기초자치단체에서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버스(43.2%), 보행(19.9%·휠체어 이용 포함) 순이었다. 도 지역 내 이동에는 자가용(31.8%), 버스(27.9%)를 주로 이용했다.

버스차량은 평균 89.5%로 2022년 대비 2.5%p 상승했다. 경기가 93.6%로 가장 높았고 경북이 7.2%p가 상승해 가장 상승폭이 컸다. 항목별로는 휠체어 승강설비(저상), 수직손잡이, 승강구, 목적지표시, 장애인 접근가능 표시(저상)가 9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단이 없고 차체가 낮아 승하차가 용이한 저상버스의 지난해 전국 보급률은 44.4%로 2023년 대비 2143대(5.5%p) 늘었다. 이는 중증보행장애인 150명당 특별교통수단이 1대 이상 확보돼야 한다는 법정 대수 대비 103.1%로, 법정 대수보다 초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블럭, 차량진출입구 턱 낮추기,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등 8개 항목에 대해 조사가 이뤄진 보행환경의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은 2022년과 비교했을 때 0.8%p 상승한 71.3%였다.

기준적합 설치율이 가장 낮은 항목은 궤도 및 삭도차량(모노레일, 케이블카, 리프트 등)과 항공기였다. 2022년 첫 조사를 수행한 궤·삭도차량은 도 단위 조사에서 기준적합 설치율이 39.8%로 나타났다.

항공기의 경우 전국 단위 조사 시 기준적합 설치율은 74%로 조사됐는데, 특히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휠체어 보관함, 휠체어 전용좌석, 영상안내시설 등 항목이 기준에 적합하지 않았다.

국토부 정채교 종합교통정책관은 “조사 결과를 전국 교통행정기관 및 사업자에 제공해 개선 방향을 마련토록 할 계획”이라며 “이동편의시설 지속 확충 노력과 함께 교통약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물리적, 심리적 부담 없이 교통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