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앱’의 두 얼굴···폭발적 성장 뒤에 남은 파산·먹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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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앱’의 두 얼굴···폭발적 성장 뒤에 남은 파산·먹튀

이뉴스투데이 2025-11-27 11:34: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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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파짓포토스]
[사진=디파짓포토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국내 앱테크 시장이 빠른 시간 내 급팽창했지만 최근 잇따른 파산·먹튀 사태로 구조적 취약성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공부 시간 달성 시 보상을 지급하겠다던 ‘파트타임스터디’가 돌연 파산을 신청, 수험생·취준생 수백명이 보증금과 상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 피해액은 단기간에 수억원대로 불어났다. 운영사들이 채권자 등록만 남긴 채 사실상 책임을 비껴가고 있는 가운데 보상 기반 앱테크 모델의 지속 가능성 자체가 처음부터 취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전국 만 20~69세 107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앱테크 이용률은 85.8%에 달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에서는 이용자들은 월평균 6947포인트를 적립했고 이 중 73.5%가 포인트를 계좌로 송금해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2.8%는 포인트 사용 제한(207명), 포인트 미지급(164명), 광고·문자 과다 노출(183명),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등 이용 과정에서 불만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발적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광고 시청이나 미션 수행을 통해 포인트를 지급해 주는 앱테크 특유의 ‘보상 기반 성장’ 모델은 최근 몇 년간 금융·생활·콘텐츠 영역 전반에 걸쳐 무규제 상태로 확대됐다. 사용자는 무료로 보상을 얻는 듯 보이지만, 그 보상은 운영사의 캐시플로우와 광고 수익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구조적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수익 구조 자체가 불안정하다는 점은 최근 서비스 종료 논란을 빚은 앱 ‘에디그램’ 사례에서도 반복됐다. 유료 등급을 통해 ‘더 큰 적립’을 약속하며 이용자를 모집했지만, 기프티콘 입점 등 핵심 기능은 구현되지 않은 채 고가 등급을 판매한 뒤 하루 만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운영사가 “가짜 광고로 회원을 모집했다”고 밝힐 만큼 허술한 구조가 드러났다.

앱테크가 유료 등급제·보증금 선납 등 금전 선투입 구조를 도입하는 순간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사용자가 미리 맡긴 돈으로 향후 보상을 약속하는 방식은 외견상 ‘목표 달성 보상’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신규 사용자 유입을 통한 선입금이 기존 이용자의 인출 재원을 떠받치는 ‘구조적 돌려막기’로 흐르기 쉽다. 이런 특성은 불투명한 회계와 결합하면서 지속 가능성을 더 약화한다.

보상 규모 경쟁도 문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부 앱은 단기간 폭발적 성장만을 목표로 친구 초대 시 수십만원 포인트를 지급하는 과도한 리워드 전략을 사용했다. 이는 사용자에게는 ‘쉬운 돈벌이’로 보이지만 운영사에는 단기 비용이 누적되는 구조다. 해외에선 이미 이 같은 보상 시스템이 중독성과 시스템 리스크를 이유로 규제 대상이 됐다. 유럽연합(EU)은 보상형 앱 서비스에 위험 평가 보고서를 의무화하고, 제출이 없는 경우 서비스 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관련 규제가 사실상 비어 있는 상태다. 보상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현금 지급이 아닌 포인트라는 이유로 법적 규제에서 벗어나 있고, 소비자 피해가 명확히 발생하기 전까지 감독기관이 개입하기도 어렵다. 그렇다 보니 앱테크는 금융도, 게임도, 광고도 아닌 ‘규제 사각지대의 서비스’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운영사가 파산을 선택해버리면 책임을 묻기 어려운 이유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빠질 수 없다. 최근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는 금융 앱 기반 앱테크 이용자 중 절반 가까이가 포인트 미지급·광고 과다 노출·과도한 개인정보 요구를 불만 사항으로 꼽았다. 특정 미션을 수행하려면 50개 이상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해야 하는 사례까지 확인됐다. 이는 사실상 이용자의 정보 제공을 기반으로 한 광고 비즈니스임에도 사용자에게는 ‘보상 앱’으로 포장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앱테크의 구조적 문제는 결국 ‘지속 불가능한 보상’을 기반으로 한 성장 모델에 있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보상 비용이 함께 늘어나고, 안정적 수익원은 부족, 관련 규제는 부재하다. 이 삼중 구조에서 발생하는 충격은 결국 소비자 피해로 전가된다. 파산과 먹튀가 반복될 때마다 플랫폼에 대한 신뢰는 물론, 앱테크 전체 시장의 건전성도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앱테크는 소비자 금융과 광고 기반 플랫폼의 회색지대에 놓인 미관리 영역”이라며 “광고형 보상 서비스의 투명성, 선입금 구조의 위험성, 개인정보 제공 수준에 대한 관리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앱테크가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만큼, 시장을 방치할 경우 문제는 더 큰 형태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며 “사용자들에게 위험을 권고하는 내용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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