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이렇게 바뀐다고? 서울 한복판에 들어선다는 ‘이것’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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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이렇게 바뀐다고? 서울 한복판에 들어선다는 ‘이것’ 정체

위키트리 2025-11-27 11:1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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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한복판에 있던 옛 삼표레미콘 부지가 79층 초고층 복합단지로 재탄생한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 뉴스1

성수동을 걷다 보면 서울숲 옆 한복판에 레미콘 공장이 40년 넘게 있었다는 사실이 묘하게 낯설다. 카페와 오피스, 주거가 빼곡한 지금의 성수를 떠올리면 “여기에 왜 공장이 있었지?”라는 궁금증이 먼저 든다. 그런데 이 자리는 성수의 ‘요즘’보다 훨씬 오래된 시간 위에 놓여 있다. 성수동이 상습 침수지였던 시절 한강 공유수면 매립과 함께 기반이 잡히던 때, 도시가 커지기 전에 먼저 들어와 서울을 ‘짓는 속도’를 버텨낸 현장이었다.

◈ 서울이 커지던 속도를 떠받친 공장

삼표레미콘 성수공장은 1977년 문을 연 뒤 46년 동안 서울 도심 개발의 가장 가까운 공급기지 역할을 해왔다. 단일 공장 기준 아시아 최대 규모로 꼽힐 만큼 몸집이 컸고 누적 생산량은 4600만㎥에 달했다. 건설 경기가 가장 뜨겁던 2010년대엔 연간 175만㎥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멀게 느껴지지만 24평 아파트 200만 호를 지을 수 있는 물량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성수공장 철거 전 모습. / 뉴스1

이 공장이 도심 한복판에 자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레미콘의 성격 때문이다. 레미콘은 배합한 뒤 시간이 지나면 굳어버린다. 운송 시간이 90분을 넘기면 폐기해야 하는 ‘지역 밀착형’ 자재라 공사 현장 가까이에 생산기지가 있어야 했다. 성수공장은 서울 중심부라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었고 하루 평균 1200여 대의 믹서트럭이 이곳에서 출발해 서울 전역 건설 현장으로 레미콘을 실어 날랐다. 한강 일대 개발과 압구정 등 굵직한 공사에 제때 공급이 이뤄졌던 배경에도 이 공장이 있었다.

성수동이 매립과 정비를 거치며 지금의 도시로 변해가는 과정에서도 공장에서 나온 레미콘이 도로와 건물, 기반시설 곳곳에 쓰였다. 성수공장이 단순한 산업시설이 아니라 산업화 시기 서울 근대화를 떠받친 ‘현장형 기반’으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철거 후 모습 / 뉴스1

하지만 서울숲 생활권이 자리 잡고 성수 일대가 주거와 문화, 업무 중심지로 재편되면서 도심 한복판의 대형 산업시설을 그대로 두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서울시와 성동구, 기업이 협약을 맺고 이전과 철거를 추진했고 성수공장은 2022년 8월 철거를 끝으로 46년 운영을 마무리했다.

철거 이후 부지는 문화복합공간과 주차장 등으로 임시 활용돼 왔다. 다만 서울숲과 맞닿은 핵심 입지인 만큼 앞으로는 복합개발을 통해 성수의 새 업무·주거 거점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삼표레미콘 부지 복합개발안 / 서울시 제공

◈ 79층 복합단지로 ‘성수 업무거점’ 만든다

서울시는 ‘서울숲 일대 지구단위계획구역, 지구단위계획 및 삼표레미콘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을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지난 26일 수정가결했다고 27일 밝혔다.

대상지는 1977년부터 약 45년간 삼표레미콘 성수공장이 가동되던 곳으로 2022년 8월 철거가 마무리된 뒤 사전협상을 통해 복합개발 계획이 마련됐다.

서울시는 성수지역의 업무기능을 키워 동북권 거점으로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근거로 2022년 말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했고 약 1년여 협상을 거쳐 올해 2월 최종 협상 결과를 사업자에게 통보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옛 공장 부지에 업무·주거·상업이 결합된 대규모 복합시설을 올리되 성수의 미래 업무 중심 기능을 확실히 심는다는 데 있다. 부지에는 최고 79층 규모의 랜드마크가 들어서며 업무시설 비율을 35% 이상 확보하도록 했다.

판매와 문화 등 업무지원 성격의 상업기능도 함께 배치되고 주거시설은 40% 이하 범위에서 도입할 수 있게 했다. 당초 검토됐던 77층 안보다 높이가 더 올라가면서 성수 일대 스카이라인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공공기여 6054억, 교통·보행·창업까지 한꺼번에

개발을 통해 확보되는 공공기여는 총 6054억원이다. 서울숲 일대의 상습적인 교통정체를 풀기 위해 동부간선도로 용비교 램프와 성수대교 북단 램프를 새로 만들고 응봉역 일대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응봉교 보행교도 신설한다.

지역 경제와 일자리와 연결되는 시설도 포함됐다.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 지원을 목표로 ‘유니콘 창업허브’를 연면적 5만 3000㎡ 규모로 사업자가 조성해 제공하도록 했다. 여기에 더해 성동구 약 488억원, 서울시 약 1140억원 규모의 공공시설 설치비용 현금도 확보해 지역 여건 개선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삼표레미콘 부지 복합개발안 / 서울시 제공

서울숲과의 연결도 개발의 중요한 축으로 들어갔다. 부지와 서울숲을 잇는 입체보행공원을 조성해 녹지 공간을 대폭 늘리고 단지 내부에 생기는 공유공간은 상시 개방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는 외부 녹지로 제공하도록 했다.

지난해 혁신적 건축디자인을 인정받아 ‘건축혁신형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된 만큼 한강변 새로운 랜드마크를 목표로 건폐율과 용적률 완화 권고 범위도 이번 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됐다. 서울숲과 연결되는 입체보행데크 구간은 건폐율을 최대 90%까지 완화할 수 있게 했고 용적률 역시 최대 104%p까지 완화받을 수 있도록 했다. 최종 완화 범위는 이후 건축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서울숲 일대 지구단위계획은 수정가결 내용을 반영해 재열람공고를 거친 뒤 내년 1월 결정고시될 계획이다.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은 건축심의와 인허가 절차를 밟아 이르면 내년 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결정으로 삼표 부지가 성수를 이끌 미래 업무복합단지로 조성되고 공공기여를 바탕으로 서울숲 일대 교통과 보행, 녹지 연계 여건이 함께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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