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5월 이후 네 차례 연속 동결 결정으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 변동성과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을 고려한 신중한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안을 의결했습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한 바 있으며, 이번 동결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 금리 인하를 미룬 배경에는 여전히 잡히지 않은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11월 셋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0% 상승하며 오름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가격 상승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입니다.

더욱이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 심리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이번 달 실시한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CSI는 119를 기록했는데, 이는 1년 후 주택 가격이 현재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가구가 하락을 예상하는 가구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면 가계대출 증가와 함께 집값이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입니다.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도 금리 동결의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까지 상승하며 약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장중 환율이 1477.3원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올해 4월 미국 관세 인상 우려가 고조됐을 당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전체적인 물가 관리가 어려워지는 만큼, 한국은행으로서는 금리 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경제전망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세를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1.0%로, 내년 전망치는 1.6%에서 1.8%로 각각 상향 조정했습니다. 2027년 성장률은 1.9%로 예상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도 올해와 내년 모두 2.1%로 제시하며 이전 전망치보다 높였고, 2027년에는 2.0%로 예측했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폭과 시기, 그리고 정책 방향 전환 여부는 앞으로 나올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는 금리 인하 사이클을 중단할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경제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기조를 유연하게 조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미 금리 격차가 축소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한국은행이 내년 초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재검토할 여지도 남아있다는 분석입니다. 당분간 부동산 시장 동향과 환율 추이, 그리고 미국 통화정책 방향이 한국은행의 다음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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