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상하이 공항서 인도인 환승객 여권 무효라며 18시간 감금"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인도 북동부 지역 출신 인도인 환승객을 자국 공항에서 감금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인도가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저녁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 당국의 임의적 감금은 관계를 개선하려는 양국의 노력에 "가장 도움이 안된다"(most unhelpful)고 비판했다.
사건은 지난 21일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 일어났다.
인도 매체에 따르면 영국에 거주하는 인도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출신의 여성 프레마 왕좀 통도크가 당시 상하이 공항에서 당국에 18시간 동안 감금돼 일본행 비행기를 놓쳤다.
통도크는 사건 이후 엑스(X·옛 트위터) 글을 통해 자신이 겪은 일을 알렸다.
중국 당국은 통도크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의 인도 여권은 효력이 없다며 이같이 조치했다.
중국과 접한 아루나찰 프라데시는 중국이 '짱난' 또는 남티베트로 부르며 자국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지만, 인도는 이를 일축한다.
자이스왈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아루나찰 프라데시 출신 인도인과 관련해 중국이 취한 임의적 행동은 양국이 상호신뢰와 이해를 구축해 점차 관계 정상화로 나아가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에 가장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아루나찰 프라데시는 양도할 수 없는 인도 영토라며 중국 조치는 "국제 항공 여행을 관장하는 일부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상하이 공항 당국의 점검은 법과 규정에 부합한다고 맞섰다.
국경선이 명확히 획정되지 않은 3천800km 길이의 경계를 둔 인도와 중국은 1950년대 이후 영유권 문제로 맞서왔다.
특히 2020년 6월에는 히말라야 지역에서 양국 간 군사 충돌로 인도 병사 20명과 중국 병사 4명이 사망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랭했다.
이후 4년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맞서 서로 힘을 모을 필요를 절감, 관계 개선에 나섰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8월 7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양국은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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