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진짜 움직이는 것 같았요.”
지난 26일 오후 안산시 상록구 안산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경기도교육청 학생건강증진센터 찾아가는 건강·성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눈이 반짝였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180여명으로 이날 체험 프로그램에는 3학년 65명이 참여했다.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교육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체험부스 4곳을 돌았다.
가장 먼저 학생들이 발길을 멈춘 곳은 ‘태동·심장박동 체험 AI’ 부스였다. 스마트 임신체험복을 입은 학생이 배 부분을 손으로 만지자 갑자기 ‘두둑, 두둑’하고 진동이 느껴졌다. 아이들은 체험복을 돌아가며 입어보고 서로에게 태동을 느껴보라며 웃음 섞인 소란을 이어갔다.
평소 ‘임신’이라는 개념을 교과서에서만 접했던 학생들은 실제 감각으로 생명을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생명존중’의 의미를 받아 들였다.
AI 신생아 돌봄 체험 코너에선 작은 손으로 기저귀를 조심스레 갈고 배냇저고리를 입혀 주며 거칠게 안으면 머리가 흔들리는 인형의 특성에 놀라기도 했다.
특히 남학생들이 신생아 돌보기에 호기심을 보였다.
한 남학생은 “아기 돌보기가 이처럼 힘든 줄은 몰랐다”며 머쓱해 했다. 또 다른 학생은 신생아 인형을 안고 젖병을 들이밀며 “엄마 아빠한테 잘해야겠다”고 웃었다. 아이들은 태아 발달 모형과 출산 인형을 통해 수정란부터 만삭 태아까지 변화하는 과정과 실제 분만이 이뤄지는 과정을 배웠다. 책으로 배울 때와는 전혀 다른 눈빛이었다. 체험이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부모의 헌신’을 떠올리게 하는 듯 했다.
디지털 성폭력 예방부스에선 게임방식의 컬링(얼음판에서 하는 구기종목) 활동이 진행됐다.
컬링의 도구인 스톤이 멈춘 곳마다 ‘존중’, ‘배려’, ‘동의’, ‘책임’ 같은 단어가 적혀 있었고 학생들은 점수를 확인하며 서로 의견을 나눴다.
평소 스마트폰 중심 생활에 익숙한 아이들은 생명나무 만들기, 포토존 인증샷을 마지막으로 생명 존중 체험을 마무리했다.
교육에 참여한 한 학생은 “생명 존중과 성 의식 등 평소 깊이 생각하기 어려웠던 주제를 알기 쉽게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세인 안산중학교 보건교사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장난도 쳤지만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재미있게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시간이 됐다”며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건강교육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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