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1988년부터 매년 12월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사망자들을 애도하고 확산 억제 노력을 기리고 대중의 인식을 높여왔으나 올해는 미 정부 자금을 사용해 에이즈의 날을 기리는 것을 금지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국무부는 이달 초 직원들과 에이즈 보조금 수혜자들에게 미 정부 자금을 사용해 이 날을 기념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지시는 “세계 에이즈의 날을 포함한 어떤 기념일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내는 것을 삼가려는” 정책의 일환이다.
지시 이메일은 직원들과 수혜자들이 “이 위험한 질병과 전 세계의 다른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작업을 ‘홍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념행사 참석도 허용했다.
이메일은 그러나 “소셜미디어, 언론 참여, 연설 또는 다른 대외 메시지를 포함한 어떤 소통 채널을 통해서도 세계 에이즈의 날을 공개적으로 홍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미 피고트 국무부 대변인은 감염병 대응 방법을 현대화하고 있다면서 “인식의 날을 기리는 방식은 (미 정부의) 전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은 올들어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 국가 제조업의 날, 세계 지식재산권의 날을 포함한 수십 개의 다른 기념일에 대한 선언문을 이미 발표했다.
미 정부는 연초 에이즈 확산 방지를 위한 해외의 공중보건 프로그램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5년 동안 100만 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1000만 명의 새 에이즈 감염이 발생하고 30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돼 왔다.
미 의회 에이즈 확산방지 의원모임을 이끄는 마크 포칸 의원은 정부가 세계 에이즈의 날 참여를 거부한 것이 “부끄럽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성명에서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그것은 해악”이라고 비난하고 “정부가 즉시 이 결정을 철회하고, 에이즈와 싸움에 다시 헌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세계 에이즈의 날은 미 국무부가 전 세계 에이즈 방지 지원 결과를 의회에 보내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연초 에이즈 확산 방지 지원 예산이 크게 삭감됐으며 지원 프로그램을 종료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백악관 한 당국자는 세계 에이즈의 날 기념 행위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이유에 대해 세계 에이즈의 날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시작한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 첫날 미국이 WHO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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