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료 질 수준이 대부분 지표에서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항생제 처방과 정신보건 영역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5’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복지부는 OECD가 지난 13일 발간한 보고서에 수록된 보건의료 질 지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의료 질 현황을 분석·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급성기 진료, 만성질환 입원율, 외래 약제처방, 정신보건, 통합의료, 생애말기돌봄 등 6개 영역을 포괄한다.
◆6개 영역 종합 평가, 대부분 개선
복지부는 총 6개 영역에 대해 한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회원국의 현황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의 의료 질 수준은 대부분의 지표에서 과거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성질환 입원율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천식 및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입원율은 2018년 인구 10만 명당 246건에서 2023년 141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울혈성 심부전(CHF) 입원율도 2018년 88건에서 2023년 76건으로 낮아졌다.
뇌졸중 입원 후 30일 치명률은 회원국 중 최저 수준으로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허혈성 뇌졸중의 30일 치명률(입원단위)은 3.3%로 OECD 평균 7.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본, 노르웨이와 함께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항생제·정신보건은 OECD 하위권
다만 항생제 처방률은 2021년까지 감소 추세였지만 2022년 이후 급증해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외래 항생제 총 처방량은 일평균 약제처방인구 1,000명당 25DDD(Defined Daily Dose)로 OECD 평균 16DDD를 크게 웃돌았다.
정신보건 영역의 질 지표는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양극성 정동장애 진단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4.3배, 조현병 진단 환자는 4.9배 높아 OECD 평균(각각 2.7배, 4.1배)을 상회했다.
정신질환자의 퇴원 후 1년 내 자살률도 인구 1,000명당 6.9명으로 OECD 평균 3.4명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65세 이상 성인의 장시간 지속형 벤조디아제핀계 약제 처방률은 65세 이상 약제처방인구 1,000명당 98.3명으로 OECD 평균 42명의 약 2.3배였다.
이 약제는 노인에게 투여할 경우 과도한 진정 작용으로 인한 인지 장애, 낙상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아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
김선도 정보통계담당관은 “OECD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에 수록된 보건의료 질 통계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질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OECD 등 국제기구와 협력을 강화하여 국제 비교가 가능한 보건의료 통계를 지속적으로 개발·생산하고 통계의 활용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OECD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란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Health at a Glance)’는 OECD에서 각 회원국의 보건의료 성과에 대한 주요 지표를 수집·비교하여 격년(홀수년)으로 발간하는 간행물이다. 2001년을 시작으로 올해 13번째 발간됐다.
OECD는 38개 회원국과 가입 후보국, 협력국(브라질, 중국, 러시아 등)의 인구보건과 보건의료체계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보건의료 관련 지표를 수집하고 비교·분석한다.
의료의 질, 건강수준, 의료자원, 의료이용, 의료비용 등 OECD에서 수집하는 보건통계 영역 중 활용 가치가 높은 주요 통계를 수록한다.
2025년 보고서는 OECD가 2024년 새롭게 제시한 ‘보건의료체계 성과평가 프레임워크(Health System Performance Assessment Framework)’의 주요 구성요소를 반영했다.
효율성, 형평성, 회복탄력성, 지속가능성 등을 전체 개요로 제시하고, 개인 및 인구집단 보건, 보건의료체계 맥락, 접근성 및 보장성, 질과 성과, 보건의료 지출, 보건의료 인력, 의약품·기술·디지털헬스, 노화 및 장기요양돌봄 등 10개 장으로 구성됐다.
이번 통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료비청구자료를 기반으로 산출했다. 환자 선정은 진료비청구자료를 활용하고, 사망 여부 확인은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전산자료를, 일반 인구집단 수 확인은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추계자료를 사용했다.
각 지표는 국가 간 비교를 위해 OECD 표준인구집단을 기준으로 성별·연령을 표준화했다. 대부분의 지표는 2015년 또는 2018년 OECD 표준인구집단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가 간 비교 결과는 OECD 회원국의 보건의료 체계와 자료 접근 범위 등에 영향을 받으므로 결과 해석·인용 시 주의가 요구된다”며 “국가별 세부 산출 기준은 OECD 통계 플랫폼을 참고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신 데이터는 (OECD 통계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 회는 급성기 진료 영역의 급성심근경색증과 허혈성 뇌졸중 치명률을 국가별 비교와 함께 상세히 분석, 소개한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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