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계정 국가 왜 '싱가포르·홍콩'으로 뜨나…표시 기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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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계정 국가 왜 '싱가포르·홍콩'으로 뜨나…표시 기준 논란

연합뉴스 2025-11-27 06:3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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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경로·가입 시점·앱 마켓 국가 등 복합적 영향

부정확 표기 잦아 개인정보 우려…확산성도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엑스)가 최근부터 계정의 국가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일부 이용자 계정의 국가 정보가 중국이라고 떴다거나 일본의 유명 페미니스트 계정 정보가 한국으로 표시됐다는 점이 알려지자 '그럴 줄 알았다', '개인 정보의 일종인데 노출은 불안하다'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X에 "엑스의 기습적인 접속 국가 공개로 중국발 여론 조작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제2의 드루킹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레이스에 뛰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도 "외국 세력이 오랫동안 SNS를 이용해 우리 정치를 오염시키고 미국인들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해왔다"며 다른 플랫폼도 X의 국가 공개 정책을 따르라고 요구했다.

환영하는 이들의 목소리와 달리 개인정보의 일종인 위치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반대하는 일부 이용자들은 국가 정보가 뜨지 않도록 설정하는 방법을 공유하며 X의 새로운 계정 정책에 적극적인 반대 행동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의 계정 정보 일론 머스크의 계정 정보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황교안 전 총리가 싱가포르?"…불안정한 국가 정보

기자의 개인 계정의 국가 정보는 어떻게 뜨는지 27일 확인해봤다.

가입 국가는 사실과 같게 떴지만, '국가 정보'(Account based in)는 현재 거주 중인 한국이나 가입국이 아닌 엉뚱한 나라라고 나왔다.

기자뿐 아니라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국가 정보가 싱가포르로 뜨며 혼란이 연출되는 등 X가 공개하는 위치 정보가 과연 믿을만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제기된다.

해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X가 새로 내놓은 '이 계정에 대하여(About This Account)' 기능이 부정확한 데이터로 사용자들 사이에서 극심한 혼란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IT 업계 분석에 따르면 X가 새로 도입한 계정 국가 정보 공유 정책은 안착하는 데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로 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인인데 싱가포르, 일본, 홍콩 등으로 계정 정보가 뜨는 이유는 미국에 본사를 둔 X가 데이터를 한국에 광 통신망을 타고 보낼 때 망이 한번 도달하는 지점(랜딩 포인트)이 이들 국가에 많아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X에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지만 X는 일론 머스크가 관리 조직을 대폭 축소하며 한국 PR 조직을 정리해 빠른 사실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X에 게시된 공식 설명을 보면 "X에서는 사용 시 IP 주소 등의 위치 관련 정보, GPS를 통한 정확한 위치 정보 또는 무선 네트워크, 모바일 기기 근처 기지국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들 정보가 X의 국가 정보 표시의 바탕이 된다는 이야기다.

플랫폼 X 이용 플랫폼 X 이용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인공지능(AI) 서비스 그록은 X에서 이용자의 질문에 "X 계정의 거주 국가는 IP 주소, 가입 시 위치, 최근 활동 패턴 등을 기반으로 추정한다. 해외에서 오래 머무르면 가령 싱가포르처럼 변경될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그록은 국가 정보 외에 '접속처'(Connected Via)로 표시되는 정보에 대해서 "X 앱 다운로드 시 사용된 앱 마켓과 관련된 국가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며 이는 실제 위치가 아닌 애플 ID 설정에 따른다"고 설명했다.

종합하자면 이용자의 IP 주소 등을 토대로 한 실제 거주 국가가 아닌 X 관련 데이터가 전송 과정에서 한번 들르는 인접국, 이용 시점이 아닌 가입 시점의 위치, 앱 마켓 구매 시 위치 등에 좌우될 가능성이 있어 정확도를 100% 신뢰하기는 아직 어렵다는 결론이다.

여기에 가상 사설망(VPN)을 쓴 이용자 계정은 IP 주소가 변경돼 제대로 된 정보가 뜨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 이 경우 X는 국가 정보 옆에 방패 모양의 아이콘을 배치해 VPN 사용 여부를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X가 쏘아 올린 국가 정보 표시, 다른 플랫폼 확산할까

X의 국가 정보 표시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일으킨 이후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 중 하나인 루리웹 관리자 계정은 지난 25일 "접속 IP 국가, 인증 계정 여부 등을 표시할지 전부터 고민해왔다"며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종종 올라오는 성인 광고 등도 VPN을 사용, 국내 IP로 접속해 올린다"며 해외 접속 여부는 감춰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이용자는 "분탕을 거르겠다는 목적이라면 국가 표시, 인증 계정이 있는 것이 좋다"고 찬성했고, 다른 이용자는 위치 정보 게재가 "익명성을 약간이나마 침해받는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하는 등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이곳 외에 이용자 계정 국가 정보 공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곳이 현재로서 없고 VPN 사용 등 우회로가 존재하는 상황이어서 X가 촉발한 계정 국가 공개 바람이 확산할지는 불확실하다.

비탈리크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창립자는 "계정 국가 표시 기능은 처음엔 투명성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치 세탁' 시장이 열리는 것으로 이어져 여권·전화번호·IP·계정 임대 산업이 생기고 인증은 더 이상 신뢰 신호가 아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가 오히려 불투명성을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다만, SNS상 활동에서 극단주의 성향이 강화되며 무분별한 정보가 검증 없이 유통되는 현 상황에 대한 경각심이 이 일을 계기로 늦게나마 필요하다는 자성도 나온다.

한 X 이용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초기만 해도 사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나누면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웃음을 잃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증오와 혐오로 가득 찬 공간으로 변해갔다"며 "온라인에서 마주하는 극단적인 목소리들이 정말 우리 이웃의 진심인지 한 번쯤 의심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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