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황금함대 계획'? 중국 맞선 척당 5조원 짜리 '바벨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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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황금함대 계획'? 중국 맞선 척당 5조원 짜리 '바벨 전략'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1-27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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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도널드 트럼프(79) 미 대통령이 제안한 '황금 함대'(Golden Fleet) 구상은 미 해군 전력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 계획은 중국의 급속한 해군력 증강과 강화된 '반접근/지역거부(A2/AD) 역량'에 맞서 미국의 해양 지배력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황금 함대는 소수의 강력한 값비싼 유인 플랫폼과 다수의 저비용 무인 플랫폼을 결합하는 '바벨형' 전력 구조를 지향한다. 이는 기존의 355척 규모 '숫자 기반' 전략에서 벗어나 , 개별 함정의 질적 성능, 특히 화력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전략적 변곡점을 제시했다. 

*'바벨 전략'이란 원래 투자나 위험 관리에서 사용되는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두 개의 극단에 집중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중간 위험도의 자산은 배제하고, 안정성이 높은 안전 자산과 고위험 고수익이 기대되는 위험 자산에만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안전 자산으로 정부 채권이나 현금 같은 낮은 위험 자산을 선택하고, 고위험 자산으로는 성장주나 가상자산 같은 투자를 병행한다. 이렇게 중간위험 중간수익 자산을 제외함으로써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다. 바벨의 순수한 뜻은 역기에서 양쪽 끝에만 무게추가 실리는 형태를 말한다.

초대형 전함의 귀환: 장거리 화력의 필요성

  당초 트럼프의 이 구상은 지난 10월경 백악관과 미 해군 고위 관계자들의 초기 논의 단계에서 공식화됐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어 강력하고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황금' 함대를 원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략적 측면에서, 미 해군은 태평양 전장에서 중국의 A2/AD 방어망을 뚫고 타격할 수 있는 '스탠드오프' 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절대적인 요구에 직면해 있다. 

 중국 해군의 A2/AD 역량이란 미국 등 외부 해군 전력이 동중국해·남중국해·대만해협 인근으로 들어오는 것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설령 진입하더라도 자유롭게 작전하지 못하게 만드는 종합적인 해양 거부 능력을 뜻한다. 핵심은 중국의 자국 연안~제1·제2도련선(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선 등)까지를 ‘위험 구역’으로 만들어, 이 안에 들어오는 모든 항모전단·기지·지휘체계를 장거리 정밀타격·교란하는 데 있다. 

 따라서 미 해군의 태평양 연안 전장에서 '스탠드오프 거리유지'란 적의 사거리 내에 들어가지 않고도 미사일, 항공기, 함정 등으로 원거리에서 공격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한다. 즉, 직접 근접하지 않고도 위협 세력을 제거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거리 개념으로, 이를 통해 미 해군은 반접근/지역거부(A2/AD) 역량을 가진 중국 등 적군의 공격권역 밖에서 안전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황금 함대 구상의 중심에는 '황금 전함'이라 불리는 차세대 대형 전투함이 있다. 이 함정은 현재 주력인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8,000~10,000톤)보다 훨씬 큰 15,000톤에서 20,000톤 이상 규모로 구상됐다. 이러한 대형화는 단순히 크기 문제가 아니라, 차세대 구축함(DDG(X)) 설계조차 미래 전투에 필요한 충분한 공격 화력 공간이 부족하다는 분석에서 비롯됐다. 브라이언 클라크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 대형 함정은 수직발사체계(VLS) 셀에 맞지 않는 초장거리 미사일 및 극초음속 무기 등 프리미어급 공격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탑재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사일 시대에 필요한 장거리 타격 플랫폼의 필요성을 대변했다. 

 이 전함은 첨단 추진 시스템과 함께 잠재적으로 차세대 지향성 에너지 무기 등 고에너지 요구사항을 가진 시스템을 통합해야 했다. 칼튼 해일리 분석가는 이 기술적 복잡성이 줌왈트급 구축함(척당 조달 비용이 35억~45억달러, 약 4조 5,500억 원~5조 8,500억 원)과 유사하거나 이를 능가하며 , 장기적인 운영 비용을 현저히 증가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무인함 전력과 산업 기반의 이중 난관

황금 함대 계획은 값비싼 유인함의 화력 집중을 보완하기 위해 대규모 무인 수상 함정(USVs)의 역할을 강조했다. 무인 전력은 저비용으로 '양적 우위'와 전력 분산을 확보하고, '완충 전력'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동력이었다. 해군은 이미 '고스트 함대 오버로드(Ghost Fleet Overlord)' 프로그램을 통해 무인함의 기술 시연과 작전 개념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황금 함대는 막대한 획득 비용과 미국 조선 산업의 심각한 제약이라는 이중 난관에 부딪혔다. 군사 분석가들은 신규 '황금 전함'의 척당 비용이 40억달러 (약 5조 2천억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 이는 기술적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척당 25억달러~30억달러(약 3조 2,500억 원~3조 9,000억 원) 수준인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에 비해 훨씬 높았다. 이러한 고비용은 2027년 회계연도 예산 논의가 다가옴에 따라 컬럼비아급 잠수함이나 DDG(X) 등 기존 핵심 프로그램과 예산을 놓고 충돌할 수밖에 없었고, 미 해군 전체 획득 전략을 왜곡할 위험을 안고 있었다.  

 더욱 심각한 제약은 미국의 조선 산업 기반이다. 수십 년간의 침체로 인프라와 숙련 인력이 위축되었고 , 2022년 미국 조선소가 대형 상업용 선박 5척을 생산하는 동안 중국은 거의 1,800척을 건조하며 글로벌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이처럼 복잡한 대형 전투함을 건조할 수 있는 미국 자국내 조선소는 HII의 Ingalls Shipbuilding과 General Dynamics의 Bath Iron Works (BIW) 두 곳 뿐이다. 이들 조선소는 이미 기존 프로그램으로 과부하 상태였으며 , 황금 함대가 실현될 경우 모든 프로그램의 일정 지연과 비용 초과를 가속화할 위험이 높았다. 황금 함대 계획의 성공은 궁극적으로 기술이나 예산의 문제가 아닌, 미국 조선 산업 기반의 구조적 부활이라는 국가적 도전과제와 직결돼 있다.

 현재 황금 함대 계획은 공식적인 예산이나 확정된 건조 일정이 발표되지 않은 초기 논의 단계에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실제 함정의 실물 확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 이는 이 계획이 장기적인 전략적 비전임을 시사했다. 트럼프의 이 계획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여 전략적 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막대한 재정적 부담과 산업적 제약으로 인해 실패할 경우 막대한 예산 낭비와 전력 공백을 초래하는 고위험-고수익 프로젝트로 평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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