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진우가 일제강점기 역사 인식을 둘러싼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자신이 출연한 유튜브 프로그램에서 한국과 일본이 “싸웠다”는 표현을 사용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의 침략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자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 해당 영상을 제작한 제작진 역시 편집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인정하고 영상 비공개 처리와 함께 공식 입장을 내놨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11월 2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354 삼오사’의 영상 속에서 비롯됐다.
이 영상에는 배우 송진우를 비롯해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몬디, 독일 출신 다니엘 린데만, 호주 출신 샘 해밍턴이 출연해 국제결혼과 다문화 가정에서의 양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세 외국인 출연자는 모두 한국 여성과 결혼해 자녀를 두고 있는 반면, 송진우는 일본인 아내와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 슬하에 자녀도 있다.
영상에서 송진우는 “아이에게 역사 교육을 하게 될 때 상처를 받을까 걱정된다”며 “옛날에 싸웠는데 지금은 아니야. 나중에 그런 걸 배우게 될 거야”라고 자녀에게 말해준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과거 일제강점기를 단순한 양국 간 전쟁 혹은 충돌로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누리꾼들 사이에서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근대사는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침략과 식민지배라는 뚜렷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웠다’는 표현은 일제의 침략성을 흐리거나 양비론적인 시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비판 여론이 커졌고, 이에 제작진은 결국 해당 콘텐츠를 비공개 처리했다.
영상이 내려간 이후에도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송진우는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접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상처와 실망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 사실을 직접 말씀드리고자 글을 남기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사과문이 새로운 게시물이 아닌 3년 전 게시물의 댓글 형태로 게재되면서, 진정성 부족 논란이 추가로 제기되기도 했다.
제작진 또한 해당 영상의 커뮤니티를 통해 별도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영상에서 출연자의 발언이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전달되었고, 이는 제작진의 책임”이라며 영상 편집 방향이 의도치 않게 역사적 사실을 축소하거나 잘못된 인식을 유도한 것처럼 비쳤다고 인정했다.
제작진은 “‘한국과 일본이 싸웠다’는 표현은 침략의 역사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없었으며, 설명 과정에서 나온 말이 편집 흐름상 단순 분쟁처럼 전달되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영상 속 다른 출연자인 알베르토가 했던 “양쪽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제작진은 “역사를 양비론적으로 보자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를 설명하려던 것이었으나, 설명이 충분하지 못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깊이 반성한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역사적 민감성을 요구하는 사안에서 대중 발언의 무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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