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방식의 예산 심의로 눈길을 끄는 도의회 상임위원회가 있다. ‘밀실 합의’로 불리기도 하는 예산심의소위원회를 공개로 전환, 내부의 갈등과 외부의 불신을 한번에 해소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황대호)가 그 주인공이다.
도의회 문체위는 26일 도청 소관부서 집행부와 산하기관 등이 모두 모인 공개 소위를 마무리하고 예산안을 의결했다. 통상 예산소위는 장소조차 공개되지 않은 채 일부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도의회 문체위는 지난해 황대호 위원장(더불어민주당·수원3)이 선출된 후반기부터 공개 소위를 진행해 왔다. 기관별로 필요한 예산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현장에서 이견이 생기면 토론하는 방식이다.
도의회 내부에서 ‘문화체육관광당’이라 불릴 정도로 양당이 협치의 정신을 실현하지 않았다면 성사될 수 없는 방식이기도 하다. 올해는 황 위원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조미자 부위원장(남양주3)과 오지훈 의원(하남3), 국민의힘에서는 유영두 부위원장(광주1)과 홍원길 의원(김포1)이 위원으로 참석했다.
25일부터 이틀에 걸쳐 진행된 소위원회에서는 도내 문화체육관광 활성화를 위해 적재적소에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 끝에 업무 분장이 유사한 기관의 경우 관련 사업을 조정하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예산이 쓰일 수 있게 하기도 했다.
이날 소위를 마친 뒤 상임위 의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심사가 끝난 뒤 모든 의원이 손을 맞잡고, 산하기관 및 도 집행부 관계자와도 일일이 손을 잡으며 협치의 면모를 과시했다.
황대호 위원장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양당이 협치하는 우수사례라고 생각한다”며 “당을 떠나 문체위 소속 의원들이 지역의 문화, 체육, 관광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이어 “밀실에서 이뤄지는 소위를 공개해 도민에게 알리는 것이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도민을 위한 예산이 도민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치, 변화를 실감하는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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