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전 감독 사퇴 후 첫 경기…"이기는 게 답인 것 같다"
(화성=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선수 때만큼이나 떨리고 긴장됩니다.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위기에 빠진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새 사령탑으로 데뷔를 앞둔 여오현(47) 감독대행은 26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 홈경기를 앞두고 팀 분위기 쇄신을 다짐했다.
김호철 전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한 후 사령탑에 올라 처음 치르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여오현 감독대행은 선수 시절 리베로로 프로배구 원년인 2005년부터 2023-2024시즌까지 무려 20시즌을 뛰며 역대 최다인 625경기에 출전한 '영원한 리베로'다.
그는 리시브 정확 1위(8천5개)와 디그 성공 1위(5천219개)의 기록을 남겼고, 작년 4월 김호철 전 감독의 제안을 받고 IBK기업은행의 수석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시작했다.
지난 9월 농협·여수컵(컵대회) 정상에 오르며 올 시즌 정규리그 1위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기업은행은 어깨 수술을 받은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의 '시즌 아웃'과 세터 김하경의 부상 악재 속에 최하위로 추락했다.
설상가상으로 기업은행은 지난 22일 현대건설과 홈경기에서 0-3 패배를 당해 7연패(1승 8패) 부진에 빠지자 김호철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했고, 여오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게 됐다.
여오현 감독대행은 사령탑 데뷔전임에도 정장 대신 트레이닝복을 입고 사전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가볍게 입고 나오려고 생각했다"면서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연패하다 보면 짧게 훈련하고 무거운 것을 내려놔 밝게 하는 게 중요하다. 제가 먼저 선수들에게 이야기하려고 하고 있다"며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김호철 감독님 사퇴는 당일에 알았다"면서 "저한테도 부담을 안 주시려고 말씀을 안 하신 것 같다. 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좋게 해나가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여 감독대행은 선발 세터로 박은서, 아웃사이드 히터 듀오로 알리사 퀸켈라(등록명 킨켈라)와 육서영을 기용할 뜻을 밝혔다.
그는 "선수 구성은 직전 게임에 맞췄다"면서 "임명옥 선수가 가운데에서 중심을 잡고 리시브 라인에 안정을 줬다. 상대 공격수(레베카 라셈)를 막을 수 있도록 킨켈라 선수가 블로킹에 가담하는 포메이션을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은서 선수가 선발 세터를 맡는다. 김하경 선수는 재활을 잘해서 곧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리시브를 안정화하면서 빠른 전환의 연결 플레이와 수비 된 상황에서 득점이 나면 좋겠지만 커버 플레이로 빠른 전환의 배구를 하고 싶다"면서 "선수들에게 밝게 하려고 노력하는 데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 지금은 이기는 게 답인 것 같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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