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전국 각지에 전승된 검무를 한 자리에서 조명할 수 있는 공연이 25일 국가유산진흥원 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렸다. 이번 무대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검무의 계보와 미감을 압축적으로 보여줬으며, 차세대 전통무용 전승자들의 성장과 다양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오랜 역사적 층위를 품은 평양검무부터 전승 방식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정읍검무까지 각 지역의 미감이 대비된 무대였다.
평양검무는 역사적 자료와 전통 양식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는 만큼 원형에 충실한 무대를 선보였다. 검기를 회전시키며 좌우·상하로 펼치는 구조적 동작이 중심을 이뤘고, 절제된 장중함 속에서 전통 검무의 정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반면 정읍검무는 미려한 구성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1인무로 시작해 초반에는 교방춤의 교태미를 담다가 점차 역동적으로 전개되는 구성, 호탕한 에너지와 풍류적 미감을 동시에 품은 춤사위가 강한 대비를 이뤘다. 음악과 동작의 전환이 명확해 지역적 특성이 뚜렷하게 드러났고, 전승 과정에서 누적된 향토적 정서가 무대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 외에도 진주교방의 정재적 기품을 잇는 진주검무, 빠르고 화려한 장홍심류검무, 오방색 저고리를 갖춘 호남검무, 쌍장검을 활용한 화성검무 등 여러 계열의 검무가 연이어 무대에 올랐다. 각 지역의 전승 체계가 제각기 다른 만큼 검무는 단일한 양식이 아닌 지역성과 역사적 맥락이 겹쳐진 다층적 문화유산임이 강조됐다.
이번 대제전은 대한민국 문화유산 여기검·검무협회의 주최·주관 하에 평안남도, 평양검무전승보존회, 진주검무보존회 서울지부, 호남검무보존회, 화성검무보존회, 정읍검무보존회, 장홍심류검무 전통춤 보존회, 회광무용단 등이 후원했다. 총괄기획 임영순, 예술감독 은상희, 연출 안보경이 참여했다.
공연은 검무 전승이 단순한 재현을 넘어 지역 정체성과 전통 미감을 보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케 했다. 공연에 참여한 단원들의 연령(26세~80세)에서도 세대를 잇는 전통 유산의 보존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연 관계자는 “각 지역 검무의 보존과 재창작의 균형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임영순 여기검·검무협회 이사장(평양검무 보유자)은 “전통을 계승하며 새로운 세대를 열어가는 검무의 위상과 미학적 조화는 미래 문화유산으로서의 깊은 가치와 울림을 지닌다”고 말했다.
뉴스컬처 최진승 newsculture@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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