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동국제강 포항제철소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며 안전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동국제강 포항제철소에서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A씨가 트레일러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삼영 동국제강 대표는 사고 발생 이튿날 사과문을 내고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근본적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동국제강은 올해 발간한 ‘2025 ESG(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안전보건을 중대성 평가 1순위 항목으로 선정하고, ‘D-SaFe’ 통합 전산시스템 구축과 수급사 자율안전관리체계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경영진의 다짐과 달리 현장의 안전 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동국제강의 '2025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빈도를 나타내는 ‘20만 시간당 총 기록사고율(TRIR)’은 2022년 0.515명에서 2023년 0.533명, 2024년 0.591명으로 3년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직영과 사내 수급사를 합친 통합 재해율 역시 2022년 0.62%에서 지난해 0.71%로 높아졌다.
특히 심각한 대목은 사고 피해가 협력업체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동국제강 직영 부문 재해율은 2022년 0.73%에서 지난해 0.51%로 낮아지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협력사(사내수급사) 재해율은 0.43%에서 1.75%로 약 4배 폭증했다. 원청인 동국제강 사업장 내에서 일하는 협력사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안전 지표가 악화됐음에도 회사는 관련 투자를 오히려 줄였다.
동국제강의 안전보건 투자액은 2023년 310억 원에서 지난해 277억 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책정된 예산은 약 248억 원에 불과해 2023년 대비 약 62억 원이나 쪼그라들었다.
재해율 상승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결정은 안전 경영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는 장세욱 부회장이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내건 ‘책임경영’과도 배치되는 행보다. 장 부회장은 기업 경쟁력의 근간으로 임직원과 파트너사의 안전을 강조해왔다.
오너 4세인 장선익 전무 또한 과거 공장 부임 당시 “직원들의 안전과 깨끗한 환경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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